최고 징역 2년…난민 돕다 기소된 스웨덴인 작년 116명

난민사태를 취재하던 한 스웨덴 방송 기자가 도움을 청하는 한 난민 청소년의 스웨덴 입국을 도왔다가 형사처벌 위기에 처했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스웨덴 공영방송사 SVT 기자인 프레데릭 온네발(43)은 지난 2014년 난민 위기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그리스를 찾았다가 시리아 출신 난민인 아베드(가명)라는 이름의 15세 소년을 만났다.

혼자서 그리스를 떠돌던 아베드의 꿈은 사촌이 살고 있다는 스위스에 가는 것.

“저 좀 데리고 가주세요”라는 아베드의 부탁에 온네발은 기자의 역할과 인간으로서 윤리 사이에 고민에 휩싸였다.

그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내가 미래에 스스로 용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르자 답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동행한 카메라 기자와 통역사도 뜻을 함께했다.

이들은 귀국 항공편을 취소하고 이 소년을 화물차에 태운 뒤 유럽을 가로질러 스웨덴으로 데려왔다.

이 과정이 담긴 다큐멘터리는 2015년 방영됐으며 상당수 시청자가 취재진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러나 방송 후 스웨덴 경찰은 밀입국을 도운 혐의로 온네발과 카메라 기자, 통역사를 기소했다.

온네발은 경찰에서 “만약 돕지 않았다면 평생 죄책감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스웨덴 말뫼 검찰은 이번 사건이 ‘도덕’이 아닌 ‘법’의 문제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크리스티나 아밀론 검사는 “온네발이 아베드의 입국을 도왔다면 법적으로 밀입국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스웨덴에선 반 난민 정서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4년 8만명이던 스웨덴 망명 신청자가 2015년 16만7000명으로 급증한 가운데 스웨덴 정부는 한해 전 덴마크 쪽 국경을 차단해 난민 유입을 막았으며 지난해 가을부터는 아프간 출신 젊은 난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온네발처럼 난민 입국을 도왔다가 밀입국으로 기소된 사람은 지난해만 116명에 달한다.

유죄로 판결 나면 최대 징역 2년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한 스웨덴 법원의 판결은 위험에 빠진 인간을 돕는 행위가 범죄인지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온네발은 같은 상황에 부닥칠 때 똑같은 선택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돕지 않았을 때 내가 치러야 할 대가도 잘 안다. 후회하느냐는 의미라면 1초도 후회한 적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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