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대성공 계기 방향 전환

▲ '포켓몬 결투' 모바일 게임 초기화면 [게임 화면 캡처=연합뉴스]

포켓몬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일본의 ‘주식회사 포켓몬’이 스마트폰 게임 분야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 회사와 모회사인 닌텐도는 자사 게임기용으로만 포켓몬 게임을 만들어 왔으나, 이들이 투자에 참여한 ‘포켓몬고’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데 자극받아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식회사 포켓몬은 지난 24일(미국 시간) 스마트폰용 보드 게임 ‘포켓몬 결투’(Pokemon Duel)를 북미·유럽·호주에 영어판으로 출시했다. 양대 스마트폰 플랫폼인 애플 iOS용과 구글 안드로이드용 앱이 함께 나왔다.

이 게임은 글로벌 출시 이틀 후인 26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수가 ‘50만∼1백만 건’으로 표시됐다.

‘포켓몬 결투’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각자 한 세트를 이루는 포켓몬 여섯 마리를 보드에 배치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이들을 ‘장기말’처럼 움직이는 1 대 1 보드 게임이다.

장기말 역할을 하는 포켓몬들이 마주치면 결투를 벌인다. 또 상대편 포켓몬을 자기편 포켓몬으로 둘러싸서 오갈 데가 없도록 만들면 잡을 수도 있다. 상대편 진영의 목표를 먼저 차지하는 쪽이 승리한다.

사람 대 기계, 사람 대 사람으로 플레이할 수 있고 인간 플레이어들끼리 리그전을 벌일 수도 있다.

‘포켓몬 결투’는 주식회사 포켓몬이 2006년에 낸 ‘포켓몬 트레이딩 피겨 게임’이라는 실물 보드 게임의 디지털 판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규칙이나 보드 모양도 비슷하다.

이 게임은 작년 4월 ‘포켓몬 코마스터’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나왔으나 글로벌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식회사 포켓몬은 이에 앞서 재작년 2월 닌텐도 3DS용으로 냈던 캐주얼 퍼즐 게임 ‘포켓몬 셔플’의 스마트폰 버전인 ‘포켓몬 셔플 모바일’을 선보인 적이 있다.

이 게임은 같은 해 8∼9월 일본, 북미, 영국, 호주 등에, 작년 초에 유럽 대륙과 한국에 각각 출시됐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500만∼1천만 건’으로 표시돼 있다.

포켓몬 셔플은 가로세로 여러 겹으로 쌓여 있는 포켓몬끼리 자리를 맞바꿔 똑같은 포켓몬 세 마리 이상이 연속되도록 배치하면 그 부분이 사라지는 게임으로, 유명 캐주얼 퍼즐 게임 ‘비주얼드’와 기본적으로 비슷했다. 포켓몬이 나오긴 하지만 ‘본격적인 ’포켓몬 게임‘은 아니었던 셈이다.

주식회사 포켓몬이 스마트폰용 게임을 직접 내놓기 시작한 것은 커다란 변화다.

이 회사는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용 게임 열풍이 부는 와중에도 줄곧 닌텐도 게임기용 게임만 출시해 왔다. 휴대용·가정용 게임기를 만드는 모회사 닌텐도의 플랫폼 장악력을 흔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회사와 닌텐도는 2015년 9월 당시 구글(현 알파벳)의 사내벤처였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나이앤틱에 포켓몬 IP를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고를 개발하도록 하고, 그 다음 달에 구글로부터 분사한 나이앤틱에 구글과 함께 공동 투자도 했다. 간접적으로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포켓몬고는 작년 7월 출시된 후 1개월간 앱 다운로드 건수가 스마트폰 사상 최대치인 1억건을 넘고 하루 평균 매출이 1천만 달러(120억 원)에 이르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주식회사 포켓몬과 닌텐도는 포켓몬고의 성공을 계기로 스마트폰용 모바일 게임의 엄청난 잠재력과 함께 기존 게임기용 게임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이 분야에 직접 뛰어들기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아직은 과거 게임을 리메이크하는 수준에 그치고, 게임기용 포켓몬 게임과 달리 플레이어 간 포켓몬 교환이나 대결 등을 중심으로 삼지는 않고 있다. 기존의 게임기용 게임 시장을 스스로 잠식하는 것은 일단 최소화하려는 뜻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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