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영향…미국 보호무역주의도 변수

▲ 줄지어 수출선 오르는 자동차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은행과 국내 연구기관들의 경제 전망 자료를 보면 올해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800억 달러대 초·중반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1∼11월 경상수지 흑자는 909억1천만 달러(잠정치)다. 한은은 지난 13일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810억 달러로 작년 (전망치 985억 달러)보다 175억 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상품수지에 대해 “올해 세계경기 회복에 따라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겠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과 투자 개선 등으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여행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운송수지가 부진하면서 서비스수지의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의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의 연간 경상수지는 2014년 843억7천만 달러 이후 3년 만에 800억 달러대로 집계된다.

앞서 경상수지 흑자는 2015년 저유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인 1천59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민간연구기관인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800억 달러 초·중반으로 잡았다.

KDI가 857억 달러, LG경제연구원이 859억 달러를 각각 제시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830억 달러를 전망했다.

다만,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치는 903억 달러로 상대적으로 높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00억 달러 이상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이유는 국제유가 변동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해 평균 41.41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등으로 배럴당 50달러대 초·중반대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금액이 20% 이상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연간 원유 및 석유제품의 수입물량이 석유제품 수출물량의 3배 수준으로 많아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 등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움직임도 경상수지 감소 폭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자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대비해 대미(對美)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미국산 원자재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에서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의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미국을 상대로 330억3천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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