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현지 매체 보도에 “정말 엉터리” 등 격앙된 댓글 다수
스마트폰 8위로 밀린 삼성, ‘민심 돌리기’ 안간힘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거듭 사과하고 자세를 바짝 낮췄지만, 현지 시장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현지 제조사에 밀려 고전 중인 삼성전자가 소비자 신뢰와 지지를 회복해 예전 같은 시장 지배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 23일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관련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한 후에도 대부분 중국 네티즌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중국 ‘안드로이드포럼’(http://bbs.hiapk.com)은 최근 웨이보 공식 계정에 ‘CCTV가 삼성에 묻는 8가지 : 애초 중국에서 리콜도 안 해, 사과도 늦고…그 이유는’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안드로이드포럼은 중국 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가장 많이 접속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 글에는 “(삼성전자가) 분명히 화제를 돌리고 있다. 주제에서 벗어났다. 동문서답한다”, “삼성전자가 망가졌으니 화웨이가 반드시 이길 것이다”, “왜 중국 시장에서 퇴출하지 않는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인민망, 신화통신, 환구시보 등의 매체가 게재한 기사에도 비슷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인민망이 ‘삼성이 발표한 갤노트7 발화 원인은 배터리 결함…다양한 개선안 약속’이라는 기사를 웨이보에 올리자 불만이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이 “난 그래도 삼성전자가 좋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니까”라며 옹호했지만, 대부분은 “벌써 지난해 일인데 이제야 원인을 발표하나. 정말 엉터리”, “요즘 한국이 가장 싫다”는 등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신화통신이 웨이보에 올린 ‘삼성 갤노트7 발화 원인은 배터리 결함’이라는 기사에는 “이것은 분명한 책임 회피”, “삼성전자에 고맙다. 우리 화웨이에 기회를 줘서” 등 비아냥이 많았다.

 또 환구시보가 웨이보에 게시한 ‘삼성, 갤노트7 폭발 원인은 배터리…디자인·제조에 문제 있다’는 기사에는 “처음에는 중국 사용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배터리 말고 스마트폰 자체에도 결함이 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중국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에 이렇게 험악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작년 9월 2일 갤럭시노트7 1차 리콜 때 중국에서 판매한 제품을 회수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처음에 한국, 미국을 비롯한 10개국에서 판매한 제품에는 삼성SDI 배터리를, 중국에서 판매한 제품에는 ATL 배터리를 각각 사용했는데, 삼성SDI 배터리만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자연히 중국에서 판매된 ATL 배터리 탑재 갤럭시노트7은 회수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자 중국에서는 만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 아닐 경우 중국 소비자들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일부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로 1차 리콜 후 ATL 배터리를 탑재한 갤럭시노트7도 발화 사고를 일으켰고,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작년 10월 11일 자체적으로 공식 리콜을 발표했다.

 중국 내 입지가 날로 축소되던 삼성전자로선 설상가상이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터진 작년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4.6%의 점유율로 8위를 기록했다. 2013년 19.7%, 2014년 13.8%로 단연 1위를 하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이제는 화웨이(14.9%), 오포(14.1%), 비보(13.6%) 등 톱3는 물론이고, 샤오미(9.4%), 애플(6.2%), 지오니(6.2%), 르에코(6.1%) 등에도 밀렸다.

 삼성전자는 고동진 사장의 기자회견 이후에도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왕퉁 삼성전자 중국법인 부사장은 홈페이지에서 “중국 최대의 외국계 투자기업으로서 삼성은 중국인의 기호와 사용 습관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중국 소비자가 만족하고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삼성은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품질을 맹세한다’는 글을 올리고,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앞으로 제품 품질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한 전자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사과 이후에도 현지 민심을 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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