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집회 도구 등 모아 여름 전시회…서울시 “추후 백서·자료집 등 검토”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촉발돼 해를 넘기며 누적 인원 1천만 명을 돌파한 서울 도심 촛불집회 관련 자료가 어엿한 ‘사료’로 수집돼 관리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촛불집회 기간 등장한 피켓 등 집회 도구 400여 점을 수집한 데 이어, 시민이 직접촬영한 사진과 영상도 공모한다고 30일 밝혔다.

박물관 관계자는 “최근에는 근현대사 자료를 많이 사들이거나 기증받는 추세”라며 “광화문 촛불집회 관련 자료 역시 세월이 지나면 유물이 될 것이 아니냐. 이때를 대비해 미리 자료를 갖춰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이 처음부터 촛불집회 관련 자료를 모은 것은 아니었다.

비교적 소규모로 진행되던 1∼3차 때는 미처 자료를 챙기지 못하다가 국정농단의 베일이 벗겨지며 시민의 촛불이 ‘들불’처럼 번지자 “자료를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업에 들어갔다.

박물관은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을 찾아 시민의 양해를 구하고 피켓 등 집회 도구 30∼40여 개를 챙겨왔다. 피켓에는 주로 ‘대통령은 하야하라’·‘재벌 회장 구속하라’ 등 시국과 관련한 문구가 주로 적혔다.

박물관은 이 피켓에 시민으로부터 관련 사진과 영상도 기증받아 아카이브 형식으로 정리할 방침이다. 모인 집회 도구는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6∼7월께 모인 자료를 가지고 박물관 로비에서 광화문 촛불집회를 주제로 전시회도 열 계획”이라며 “집회 도구를 중심으로 촛불집회 현장을 소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을 산하에 둔 서울시도 비슷한 취지에서 촛불집회 관련 자료를 모을 계획을 갖고 있다.

시는 박물관에서 수집한 자료를 일부를 받는 동시에, 촛불집회 현장을 담은 사진을 언론사 등에 협조를 요청해 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촛불집회는 민주주의의 성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시민의 자부심”이라며 “역사적 가치와 맥을 같이한다는 생각에 시민 소통의 관점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려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1천만 명이라는 거대한 인원이 추위를 마다치 않고 민주주의를 지키러 광화문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가 되리라는 인식이 깔린 것이다.

시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는 대로 자료를 수집한 뒤, 모인 자료를 토대로 백서나 자료집을 내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