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총액 150억원, FA(자유계약선수) 최고액으로 친정팀에 복귀한 롯데자이언츠 이대호가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는 오승환, 추신수 등 1982년생 동갑내기 메이저리거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야구야 고맙다’(하빌리스)에서 책 말미에 구로다 히로키를 꿈꾼다고 썼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기량이 쇠퇴하기 전 고향팀으로 복귀한 일본인 투수 구로다처럼 이대호 자신도 선수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롯데에서 태우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

그때만 해도 이대호의 복귀가 이렇게 빨리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한 이대호는 시즌이 끝난 뒤 한·미·일 3국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이대호는 시애틀에서 104경기,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그를 적극적으로 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이 있었다. 이대호 역시 시애틀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기에 메이저리그에 미련이 없을 수 없었다.

일본은 금액적으로는 거부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선택은 고향팀으로의 조기 복귀였다. 구로다가 그랬던 것처럼 이대호 역시 선택의 기준은 팬들이었다.

롯데와 역대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인 4년 150억원에 도장을 찍은 이대호는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롯데는 언젠가는 돌아와야 할 팀이고, 팬들을 위해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 년 지나서 돌아오면 기다려주시는 팬들도 지쳐 있을 거로 생각했다. 팬들 때문에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해외에서 뛸 때도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항상 잊지 않았다.

그는 입단이 확정됐을 때 구단을 통해 “무엇보다도 해외리그에서 뛸 동안에도 항상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너무 그리웠고, 우리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 너무나도 설렌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이대호로선 뛸 수 있을 때 최대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는 구단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더 좋은 조건을 마다한 채 한국에서 뛰기로 결단을 내렸고, 친정팀인 롯데를 선택했다.

그리고 롯데의 새로운 주장으로서 팀 재건의 손봉에 선다.

이대호는 “지금은 팬들뿐만 아니라 구단도 신경 써야 하고, 머리가 많이 아프다. 어떻게 팀을 만들지 고민이 많이 된다.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 외국에서 배웠던 것은,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고, 웃으면서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더라. 야구장에서 팬들과 함께 웃으면서 야구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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