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는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태부족이다.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한지 20년이나 됐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 투자에는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어린 자녀를 둔 울산지역 부모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불만이 높다. 주말마다 다른 도시를 찾아다니거나 사설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어린이 시설은 지역 어린이들에게 다채로운 체험과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가족친화도시로 나아가는 필수 시설일 뿐 아니라 첨단시설을 갖춘 규모 있는 어린이시설은 관광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여행지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조건이 바로 자녀를 위한 교육·체험시설이기 때문이다. 잘 만들어진 어린이놀이시설 하나가 가족친화도시와 관광도시, 두마리 토끼를 잡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행히 이같은 요구는 올해 말이면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남구가 선암호수공원내 1만1174㎡ 부지에 어린이들을 위한 무지개놀이터를 조성한다. 이 놀이터에는 334m의 레일을 갖춘 미니기차와 시냇물 형태의 물놀이장, 트램펄린과 환경교육장 등이 설치된다. 울산시가 동구 대왕암공원인근에 설립하는 어린이테마파크도 올해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만1000㎡ 부지에 놀이와 체험시설, 애니메이션 관람, 로봇체험 프로그램 등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이 들어선다. 이들 두곳은 지금까지 울산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어린이시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체험이나 탐구·교육 등의 효과 없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놀이시설에 그치거나 다른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기구 정도로는 가족친화도시와 관광도시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렵다. 다른 도시에서는 이미 부모들이 선호하는 에듀테인먼트(청주에듀피아) 시설은 물론이고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사이언스플레이뮤지엄(서울 용산구 유니코니아), 다채로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김해 롯데워터파크), 특정 주제를 내세운 테마파크(광주 첨단어린이교통공원) 등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에는 지난 2011년 개관한 울산과학관이 그나마 에듀테인먼트시설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 곳도 미취학아동들에게는 매우 제한적이다. 때문에 선암호수공원 놀이터와 어린이테마파크에 거는 기대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다른 도시 어린이와 부모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만큼 첨단놀이시설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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