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무능으로 빚어진 국정혼란은
부정에 눈·귀 닫고 침묵한 우리탓도 커
올해는 모두 나서 건강한 나라 만들자

▲ 유성호 경기 풍생고 교장

2017년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운 정치권과 조류 인플루엔자, 경제 불황 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마냥 힘겹기만 하다. 불경기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거리에는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보호무역주의와 패권 경쟁은 또 다른 국가적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과 4차 산업혁명으로 인류의 삶은 더 편리해지고 풍요로워진다는데 대한민국은 저출산, 청년 실업, 고령화 등으로 급속하게 생기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권력 핵심부의 후진국형 정치 행태와 특권층들의 부정과 횡포는 국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분노와 상실감을 안겨 주고 있다.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이토록 후안무치(厚顔無恥)한 불법과 편법이 판치고 위선의 탈을 쓴 허깨비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되었을까? 힘 있는 자들끼리 온갖 특권과 이익을 독점하며 기득권 유지에 혈안인 사회가 되었을까?

최근 대권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들의 말이 연일 넘쳐나고 있다. 너도나도 새로운 희망과 성공적인 미래를 외친다. 그런데 수많은 정치적 발언 속에서도 냉철한 현실 인식과 치열한 자기반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희망을 제시하기보다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면서 책임 전가에 급급하다. 그러면서도 화려한 말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실타래 같은 모든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현란한 정치적 수사(修辭) 앞에 국민들은 오히려 불안하다. 복잡다단한 정치, 경제, 사회 문제에 쾌도난마(快刀亂麻)식의 명쾌한 해법은 없다. 아무리 훌륭한 대통령이라도 전지전능한 신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치인들의 근거 없는 자신감과 과장된 허세는 또 다른 모습의 무능일 뿐이다.

2017년의 희망가는 ‘남 탓’에서 벗어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능한 대통령으로 인해 나라가 혼란에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과 몇몇 비선 실세들에게만 모든 책임의 굴레를 씌우고 우리에게는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된다. 오랜 기간 비상식적으로 왜곡된 사회시스템에서 잉태된 부정부패와 지금의 혼란상에 대한 책임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있다. 부끄럽지만 지난 세월 우리는 자주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침묵했다.

마지막 기회이다. 더 늦기 전에 과거의 적폐(積弊)를 일소하고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자. 더 이상 탈법과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공정한 세상, 아이들에게 촛불 대신 책과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주는 건강한 나라를 만들자.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 소통, 상생하는 국가를 건설하자. 2017년 비약적인 경제 부흥과 국민 감동 정치로 우리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유성호 경기 풍생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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