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 3社 실적 희비

지난해 내수절벽과 신흥국 수요 부진 등 국내외 악재가 맞물리면서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내 3사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맏형격인 현대차가 가장 부진한 반면, 동생격인 기아차는 성장, 막내격인 현대모비스는 선방했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2015년 대비 1.8% 늘어난 93조64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노조 파업에 따른 국내 공장 가동률 하락과 신흥 시장 수요 부족으로 판매(485만7933대, 2.1%↓)는 줄었지만, SUV와 고급차 판매 비중이 늘고 금융 부문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3% 줄어든 5조1935억원을, 당기순이익은 12.1% 감소한 5조7197억원에 그쳤다.

현대車, 파업·신흥시장 수요부족
영업익 18%·당기순익 12% 감소
기아車, 신차효과·RV 판매 호조
모비스, 당기순이익 0.2% 증가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시장의 저성장이 지속되며 업체 간 판촉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장기간의 생산 차질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해 수익성이 전년 동기대비 다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역시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2015년보다 1% 줄어든 총 301만8093대 판매를 기록했지만, 신차효과와 RV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하면서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에서 성장을 이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2조4615억원을 거뒀으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6.4%, 4.7% 늘어난 52조7129억원과 2조7546억원을 나타냈다.

현대모비스는 AS부품 판매호조와 부품공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액 38조2617억원, 영업이익 2조90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6.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0.2% 증가한 3조473억원을 나타냈다.

주력 사업인 모듈·핵심부품 제조분야는 완성차 물량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고사양 차량 증가로 전년 대비 6.3% 증가한 매출 31조5748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글로벌 신규거점의 양산 초기비용, 파업에 따른 고정비 부담, 품질비용 충당금이 보수적으로 추정·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12.4% 감소한 1조3984억원을 나타냈다.

AS부품 사업분야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운행대수 증가에 따른 미주·유럽에서의 판매호조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6조6869억원의 매출액과 12.6% 늘어난 1조50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편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과 경쟁 심화 영향으로 올해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익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영업이익률의 감소 추세는 3사 모두의 고민거리로 드러났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대비 1.4% 하락한 5.5%에 그치며, 2012년부터 5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기아차도 전반적인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0.1% 감소한 4.7%를 기록하며 6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대모비스 또한 2015년에 비해 0.5% 줄어든 영업이익률 7.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