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언어 배우는 등 전쟁 아닌 교감에 초점
드니 빌뇌브 감독 작품

▲ 인간과 외계인의 조우를 소재로 한 영화 ‘컨택트’의 한 장면.

할리우드 SF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 혹은 외계 생명체는 지구에 적대적인 존재로 주로 그려졌다.

지구 어린이들의 다정한 친구였던 ‘E.T’(1984)가 떠난 뒤 1990년대 들어 이런 경향은 강해졌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 ‘스타쉽 트루퍼스’(1997), ‘우주전쟁’(2005) 등은 모두 외계인이 지구를 공격하는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2일 개봉하는 ‘컨택트’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기존 SF영화들과 전혀 다르다.

전쟁이 아니라 소통이 주제다. 생경한 언어를 지닌 생명체 혹은 문명이 서로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소통하고 교감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어느 날 세계 각 지역에 거대한 타원형의 외계 비행물체 12기가 찾아온다. 이들은 의문의 신호를 보내고, 18시간마다 한 번씩 문을 열어 지구인을 비행물체 안으로 불러들인다.

세계 각국은 신호를 해독하느라 비상이 걸리고, 미국은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애덤스)와 물리학자 이안(제러미 레너)을 차출해 신호 해독에 나선다.

SF영화인 만큼 외계인의 모습이 관심사다. 거대한 비행물체 안의 투명 벽 넘어 공간에 있는 외계 생명체는 7개의 다리를 가졌다. 루이스는 이들이 왜 지구에 왔는지 알아내기 위해 정공법을 택한다. 이들의 본심을 오해하지 않게 시간이 걸리더라도 영어를 가르치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루이스는 그들의 언어도 배운다.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어린아이가 말과 글을 배우는 과정과 비슷하다.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2015), ‘프리즈너스’(2013)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첫 SF영화로, 미국 과학소설 작가인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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