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31일 내놓은 ‘2017 상반기 일자리 전망’은 울산지역에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적 업종 10개 가운데 전망이 가장 어두운 업종이 조선업”이라며 “올해 상반기에 조선업 일자리 2만7000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조선업종에서 18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해의 어려움을 딛고 회복기로 진입할 것이란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보고서다.

고용정보원은 “세계경기 둔화와 선박공급 과잉, 유가약세 등에 따른 조선업의 침체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지난해 수주급감에 따른 일감 부족과 대규모 구조조정의 영향이 올해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는데다 조선업 경기 악화가 이어진다면 일자리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울산의 주력 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의 고용전망이 그리 밝은 것도 아니다. 자동차 업종은 수출이 전년대비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자리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1%인 4000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대한상공회의소는 ‘2017 업종별 산업기상도’에서 조선과 자동차 업종을 모두 ‘눈 또는 비’(매우 어려움)로 예보했다. 조선업의 계속되는 수주가뭄은 말할 것도 없고 자동차 업종도 내수 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내 투자 압박의 삼중고가 심각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나마 올해도 높은 실적을 올린 정유와 유화는 ‘구름 조금’(좋음)으로 분석되긴 했으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암초를 만나 대미 수출전선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올해 상반기 울산 주력산업의 경기와 일자리 전망이 사면초가인 셈이다. 올해 초 김기현 울산시장도 시정의 방점을 일자리에 두겠다며 주력산업고도화와 산업다각화 등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수년째 이어지는 장기계획 못지 않게 당장에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절실한 시점이다. 이미 울산의 실업률은 3개월째 증가 추세에 있고 지난해 12월(4.3%)에는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기업과 노조의 노력도 절실하다. 특히 일자리 감소가 예고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인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9일 회사측이 고용보장을 전제로 내놓은 2016년 임단협 제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과장급 이상의 임금동결을 예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도 올해 임단협에서는 고용유지를 무엇보다 중요한 안건으로 다뤄야 할 것이다. 울산시는 물론이고 기업과 노동계가 한마음으로 일자리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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