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광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가 알코올 질환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의 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알코올 소비는 2008년 9.5ℓ에서 2011년 14.8ℓ로 증가했다. 이 기간 세계보건기구(WHO) 188개 국가 중 알코올 소비 15위에서 13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와인이나 맥주보다 소주 등 알코올이 많은 증류주가 주로 소비된다. 전체 음주 중 81%를 소주 등 증류주가 차지하며, 증류주의 소비는 연간 9.57ℓ로 2011년 WHO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최근 OECD 국가들의 알코올 소비량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우리나라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음주로 인한 알코올 간질환 등이 간경변증과 간암 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완전한 금주만이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레드와인 심장질환 예방 근거 없어
간 기능 회복과 휴식 위해서는
일주일에 최소 이틀 금주 필수
음주땐 같은 양의 물 마셔줘야

알코올 간질환 지방간으로 시작
간염→간섬유화→간경변 진행
간암 발병률·사망 위험도 증가
혈액검사서 간 효소수치 이상땐
병원 찾아 정확한 상태 파악을

◇‘술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

우리나라 연령대별 월간 음주율을 보면 젊은 연령대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다. 남자는 30대에서 79.0%로 가장 높았으며, 여자의 경우 20대가 57.7%로 가장 높았다.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여자 5잔) 이상,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음주율은 성인 남자 21.8%, 여자 6.0%였다. 여성과 청소년의 경우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이며, 연령별로 남자는 30~50대, 여자는 20~30대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다.

WHO에서는 고위험음주 정의를 1회 알코올 60g(소주 1병), 주 1회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세계 평균이 남자 16.1%, 여자 4.2%인 것과 비교해보면 한국인의 고위험음주율은 세계 평균의 2배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신광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그간 몇 잔의 술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알코올 섭취량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가 언론에서 보도돼 왔다”며 “하지만 최근 영국의 ‘국가 알코올섭취 가이드라인 2016’에서는 알코올 섭취와 관련해 ‘안전하다’할만한 섭취량은 없으며, ‘마시지 않는 것’이 술로부터 가장 안전한 양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풍부한 항산화 성분 덕에 레드와인은 건강에 좋다고 오랫동안 믿어왔지만, 기존의 사실과 달리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임신부는 태아를 위해 한모금의 술도 마시지 않아야 함을 보고했다”며 “간 회복과 휴식을 위해 일주일에 최소 2일은 금주해야 하며 술을 마셔야 할 때는 음식과 함께 천천히 마시고, 알코올 섭취량과 비슷한 양으로 물도 같이 마셔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최근 통계청의 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알코올 소비는 2008년 9.5ℓ에서 2011년 14.8ℓ로 증가했다.

◇알코올 간질환은 간경변증과 간암의 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알코올 간질환의 진료환자 수는 총 14만7323명이고 이중 남자는 12만7467명(86.5%), 여자는 1만9856명(13.5%)으로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50~60대의 비중이 많았고, 여자는 40~50대의 비중이 많았다.

앞서 남자는 30~50대, 여자는 20~30대에 고위험음주율이 높은 것과 비교하면 술을 마시고 약 10년 뒤 간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게 된다고 짐작할 수 있다.

알코올 간질환은 알코올 관련 질환 중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이다. 2012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알코올 관련 질환에 의한 사망자는 4549명으로 전년대비 1.2% 오르는 등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40대부터 급증해 50대를 정점으로 감소했다. 알코올 간질환은 한국인 간경변증과 간암의 원인으로 각각 2위와 3위에 해당된다.

알코올 간질환은 알코올 지방간부터 시작된다. 하루 60g 이상의 알코올(소주 1병)을 섭취하는 사람에서 발생하는 알코올 지방간은 대개 무증상이고 4~6주간 금주하면 완전히 호전된다. 그러나 음주를 지속해 알코올 간염이 발생하면 간섬유화의 진행이 흔하게 이뤄지고, 오랜 기간 지속되면 간섬유화의 진행이 가속돼 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진단 당시 복수, 정맥류 등의 합병증을 동반하며, 알코올 간경변증에서는 간암 발병률 및 사망위험도가 증가한다.

◇알코올 간질환의 치료는 완전한 금주

알코올 간질환의 진단은 음주력, 혈액검사와 더불어 필요한 경우 간조직 생검을 통해 이뤄진다. 알코올 간질환의 치료는 전문의와 상담이 중요하며 약물치료(항갈망 치료제, 스테로이드, 펜톡시필린 등), 정신사회치료 등이 정도에 따라 선택된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 건강검진이나 1차 혈액검사에서 간 효소수치 이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 간단한 설문조사를 통해 본인이 위험음주자인지 혹은 알코올 사용장애자인지 구분해서 해당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신 전문의는 “알코올 간질환의 치료는 완전한 금주다. 폭음하는 습관뿐만 아니라 매일 소량이라도 음주하는 습관 또한 알코올 간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키므로 피해야 한다”며 “알코올 간질환 치료에서는 적극적이고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며, 적절한 비타민과 미네랄 공급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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