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업 ‘눈 또는 비’

▲ 주력산업의 성장이 멈추면서 위기에 빠진 울산 산업의 올 한해 기상도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눈 또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주력산업의 성장이 멈추면서 위기에 빠진 울산 산업의 올 한해 기상도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눈 또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대선을 비롯한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하방 압박에 직면한 중국 경기, 미국 금리 인상과 후폭풍,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4가지 먹구름(불확실성)이 지역산업의 회복세를 가로막을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10여개 업종별 ‘2017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울산이 주력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등 2개 업종은 ‘눈 또는 비’(매우 어려움)로 예보됐다. 또 철강과 섬유·의류 업종은 ‘흐림’(어려움), 정유·유화와 기계업종은 ‘구름조금’(좋음)으로 예보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산유국 설비투자 재개수혜 등이 기대되는 ‘기계’업종은 1단계 호전된 반면 ‘정유·유화’는 중국시장의 자급확대로 1단계 더 악화됐다. 울산산업에서 가장 비중이 미미한 ‘IT·가전’업종만 4차 산업혁명의 수혜가 기대되면서 ‘맑음’(매우좋음)으로 예보됐을 뿐이다.

조선업종은 구조조정과 수주절벽의 직격탄을 맞으며 ‘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전세계 무역량 감소로 수주가뭄이 계속되고, 구조조정으로 건조물량 취소와 계약취소 등 일감부족이 심화될 것이란 것이다.

 

조선업종은 과당출혈 경쟁과 구조조정 적기를 놓쳐 10년 전(2008년) 중국에 추월당한데 이어 작년에는 수주잔량마저 일본에 재역전당해 세계 3위로 주저앉았다.

자동차 업종도 내수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내 투자압박의 삼중고가 겹치며 ‘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0.4% 감소)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자동차마저 내수시장 잠식에 나서 경쟁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도 미 신정부가 자국 생산·판매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타국 업체(평균 67.5%)에 비해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낮고, 관련 이슈를 논의할 한미정상회담이 주요국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점도 부담스런 요인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한시적용되는 노후 경유차 교체 세제지원(승용차 개별소비세 70% 감면, 화물·승합차 취득세 50% 감면), 고급브랜드 해외런칭 확대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 반등에 따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정유·유화 업종은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정유는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중국이 환경기준을 강화한데 따른 국내산 경유의 반사이익 등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10.7%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은 최대수요처인 중국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의 생산시설 가동중단 및 교체 등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돼 수익성은 유지될 것이나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업종은 신흥국의 노후 건설기계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유가상승에 따른 산유국의 설비투자 재개,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재정확장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중국산 기계제품이 기술력이 높아지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철강업종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수입규제에다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국내수요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다만 중국이 지난해부터 감산조치를 본격화했고 철강재가격 상승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건설업종은 호황을 보였던 부동산경기가 둔화될 전망이지만 ‘구름조금’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1·3 부동산 안정화대책, 올해 금리인상 전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대규모 입주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건설경기는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