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의 측근인 무슬림 출신 코 니(65) 변호사 피살 사건이 청부살인이었다는 용의자의 자백이 나왔다고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코 니 변호사 살인혐의로 사건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 치 린(53)은 경찰 조사에서 “민트 스웨라는 50대 남성에게서 차 1대를 받기로 하고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그는 ’칼라‘(Kalar)를 죽이는 일이 있다. 일을 끝내면 차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받지 못했다. 그는 큰 눈에 키가 크고, 목에 거는 줄이 달린 안경을 쓴 살해 대상이 사기를 쳤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칼라는 ‘얼굴이 검은 사람’을 뜻하는 말로, 미얀마에서는 외국인 특히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사람을 경멸적으로 묘사할 때 흔히 사용된다.

이런 용의자의 진술은 전날 온라인을 통해 유포된 경찰조서를 통해 확인됐다.

미얀마 경찰이 지난 29일 사건 현장에서 검거한 용의자를 이틀 넘게 심문하고도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모바일 메신저 등에는 그의 심문조서 일부가 나돌았다. 경찰은 유포된 조서가 진본임을 확인했다고 미얀마 타임스가 전했다.

용의자 치 린은 지난 29일 오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국제공항 주차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코 니 변호사의 머리에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현장에서 사망한 코 니는 이슬람교도 출신 변호사로 수치의 오랜 측근이며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법률 자문역으로 수치의 대통령 출마를 막았던 헌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특히 미얀마에서 다수인 불교도에 의한 무슬림 등 소수종교 차별을 강력하게 비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