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올해 총 1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첫 인수합병(M&A) 성과물을 내놨다.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미국 다우케미컬의 고부가가치 화학사업 중 하나인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한 해 이 건을 포함해 최대 4∼5건의 M&A를 성사시킨다는 목표다.

이번 다우케미컬의 EAA 사업 인수는 앞으로 이어질 M&A의 신호탄인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사상 최대로 추정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 올해 최대 3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규모를 3조2000억∼3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하면서, 현금 흐름과 레버리징(차입 투자) 효과 등을 감안할 때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최대 7조∼8조원을 M&A에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실적도 좋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다우케미컬 EAA 사업 인수는 지난해부터 추진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10곳이 넘는 글로벌 화학기업이 달려들었는데 막판에 SK이노베이션이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내부적으로 이번 인수 성사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이번 M&A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케미컬 최고경영자(CEO) 간의 친분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2010년 리버리스 CEO의 방한 때 인연을 맺은 최 회장은 이후로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등 국제 행사에서도 꾸준히 만나며 교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리스 CEO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도 참여하고 있다.

상무부 산하 제조업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지명됐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석유개발과 화학, 배터리 등 신(新)성장동력으로 지목한 3개 사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인수 건도 그중 하나로, 스위스 이네오스(Ineos)와 경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하이세코는 중국 시노펙과 상하이석유공사 등이 지분의 50%를, 나머지 50%를 영국 BP가 갖고 있는데 현재 BP가 자기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석유개발 사업도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셰일가스와 원유 등을 적극 개발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 쪽에서 매물을 탐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자원개발(E&P) 사업부의 본사를 국내에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옮기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도 타진 중이다.

최근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처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악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사업협력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굳이 좁은 국내 시장을 겨냥할 필요가 없다”며 “시장이 큰 미국이나 중국 쪽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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