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안정 효과 크지만 유통기한 짧아”

배를 통해 운송된 미국산 신선 계란이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항공기보다 선박 운송 비용이 훨씬 저렴해 가격 안정 효과는 클 것으로 기대되지만, 운송 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려 그만큼 유통기한도 짧아질 전망이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산 수입 계란 19t(약 31만7000개)이 선박에 실려 부산항에 도착했다.

물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신선 계란 수입 물량이 배로 운송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선박 운송은 계란 가공품에 한해서만 이뤄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선박을 이용해 부산까지 계란을 실어나를 경우 운송비용은 계란 1개당 약 28원이다.

LA~인천 항공운송비(개당 152원)보다 80% 이상 저렴하다.

정부는 선박 운송비를 t당 9만 원씩 지원하며, 이를 환산하면 개당 5~6원 정도를 지원받아 수입업자가 부담하는 운송비는 22~23원 정도로 낮아진다.

여기에 현지 유통비를 포함한 미국산 계란 원가(184원), 국내 유통비용(56원) 등을 합치면 개당 소매가격은 약 262~263원, 한판(30개)에 7650원 정도가 된다.

항공운송비(100만원 한도 내) 지원시 미국산 계란 1개당 소매 가격이 316원, 한판에 9480원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훨씬 저렴하다.

또 이 금액은 어디까지나 예상치일 뿐 수입업체들이 한꺼번에 대량으로 계란을 구매하면 실제 원가는 훨씬 더 낮은 금액으로 책정될 수 있어 국내 판매 가격도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계란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훨씬 클 것으로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선박 운송이 오래 걸린다는 점은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산까지 배로 이동하는 데만 약 12~14일이 걸리고, 미국 현지에서 선적에 소용되는 기간 2~3일, 부산에 도착에 하역하는 데 걸리는 기간 2~3일 등을 고려하면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데만 최소 16일이 걸린다.

항공 수입은 항공기 이동에 하루, 선적 소요 기간 등을 포함하면 7일이 소요된다.

게다가 수입 계란의 경우 국내에 도착 후 최초 검역·검사에만 8일이 더 소요된다.

미국에서 선적 후 국내에서 통관되기까지 최소 24일에서 최대 28일이 걸린다는 의미다.

정부는 수입 식품별로 유통기한을 일괄적으로 정하지 않고 영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되 수입국가에서 정한 기한은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7.2도 이내의 냉장 보관시 유통기한을 45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서 운송 및 검사 기간 등을 뺀 국내에서의 실제 유통기한은 17~21일에 그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신선도가 ‘생명’인 계란의 특성상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가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운송 기간이 길어 유통기한 이슈가 불거질 수는 있겠지만 유통 전 검사·검역 도중 문제가 발견되면 즉각 반송·폐기하게 된다”며 “유통 후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성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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