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울산시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더구나 올해는 ‘울산 방문의 해’로 지정돼 국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는만큼 관광산업 활성화의 새로운 디딤돌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다. 울산시는 물론이고 5개 구·군도 관광자원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일 중구는 ‘울산큰애기프로젝트’ 착수 보고회를 가졌다. ‘울산큰애기’를 중구의 대표 캐릭터로 내세우면서 원도심 곳곳에 독특하고 재미난 조형물을 설치해 관광객의 발길을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남구는 이날 ‘울산 관광 1번지 장생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고래문화특구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과 장생포 근린공원 15만여㎡ 부지의 활용 방안 모색도 들어 있다. 동구는 대왕암공원과 방어진의 관광자원화에 한창이다. 울주군은 지난해 세계산악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산악관광자원화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기초단체별로 제각각 특색을 갖춘 관광상품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울산시 차원에서보면 백화점식 나열형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울산은 광역시이긴 하지만 도단위 광역단체와는 다르다. 기초단체에 대한 심리적 경계(境界)가 낮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관광수요가 각 기초단체별로 나눠지기 어렵다. 기초단체들이 기존 자원을 다듬고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으로 다소 볼거리가 늘어난다고 해도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즐길거리가 없으면 체류형 관광자원이 될 수가 없다. ‘울산=○○’라는 등식을 세울만한 ‘큰 그림’과 더불어 대표관광상품을 개발하지 않고는 ‘관광도시 울산’의 미래를 말하기는 어렵다.

올해 울산시는 방문객 400만명을 목표로 설정했다. 심지어 기초단체들은 관광객을 데리고 오는 여행사에 현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으니 목표달성이야 걱정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올해 울산을 찾아온 400만명이 마중물이 되어 내년부터 명실상부 관광도시가 돼야 한다는데 있다.

관광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한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최근 2017년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 52곳을 발표했는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부산 전포카페거리가 48위에 올랐다는 뉴스는 매우 충격적이다. 뉴욕타임스가 밝힌 이유는 “한때 산업지역이었던 곳이 지역작가들이 모여 창조기지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2015년에는 서울 동대문DDP, 2016년 평창스키리조트가 선정됐던 것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다. 거창한 하나의 볼거리가 아닌 ‘시간이 축적되고 예술적 새로움이 덧입혀진 삶의 공간’이 곧 세계적 관광지가 되는 시대다. 울산시가 관광도시를 꿈꾼다면 관광수요자들의 변화된 욕구를 다시 읽는 것에서부터 새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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