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영천·청도 “청정지역 사수 위해 결단”…다른 시·군도 고심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로 경북 시·군이 제야의 종 타종식과 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은 데 이어 최근 정월 대보름 행사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영천시는 AI 차단을 위해 달집태우기, 시민화합기원제 등으로 구성한 정월 대보름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영천에선 수년 전 AI가 2차례 발생한 적 있다.

이 때문에 시는 AI가 종식할 때까지 차단 방역에 온 힘을 쏟기로 했다.

김영석 시장은 “축산농가를 보호하고 AI 확산을 막고자 고심 끝에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방역과 예찰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천시도 11일 개최하려던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다.

도내 최대 규모인 453만 마리 닭을 사육하는 점을 고려해 AI 청정지역을 사수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김천시 지좌동 감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나왔다.

시는 2011년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정월 대보름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한 해 액운을 쫓아내고 풍년이 들도록 기원하는 민족전통인 대보름 행사를 고심 끝에 취소하기로 했다”며 “AI 방역과 예찰 활동을 철저히 해 AI 청정지역으로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대형 달집태우기로 유명한 청도군도 고심 끝에 정월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다.

군은 애초 11일 청도천 둔치에서 도주줄당기기를 하고 달집을 태우면서 군민 안녕과 화합을 기원할 예정이었다.

도주줄당기기는 지난해 경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군은 행사에 쓸 가닥줄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AI 확산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이 많아지면서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대구 달성군도 같은 이유로 최근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다.

다른 대구·경북 시·군·구도 인파가 한자리에 모이면 AI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이 있어 정월 대보름 행사를 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경북 가금류 사육농가에선 지금까지 AI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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