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분석…의류 소비 줄었지만 대형 의류쇼핑센터는 늘어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두려워하면서 대체재를 찾아 소비하는 일명 ‘불황형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5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업종에서 KB국민카드 사용액은 전년 대비 9.2% 늘어났다.

그러나 분야별로 살펴보면 불황형 소비 특징이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유학원 카드 사용액은 23억2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16.1% 감소했다. 2015년에는 8.5% 늘었지만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면 유학의 대체재라 할 수 있는 외국어학원에서의 카드 소비는 2천686억2천만원으로 6.2% 늘었다.

2015년에는 3.9% 줄었지만 지난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또 전체 여행·숙박 관련 업종에서 카드 사용액은 1조7천748억5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그러나 특급 관광호텔 사용액은 5.8%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일반관광호텔이나 콘도 등 기타 관광호텔에서의 사용액은 각각 2.3%와 17.6% 늘었다. 모텔이나 여관 등 기타 숙박업 사용액도 2.5% 증가했다.

여행이 늘면서 여행 관련 카드 사용액은 증가했지만 비싼 호텔에서 묵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소를 찾아다녔던 것으로 해석된다.

의류 분야의 카드 사용액은 총 1조3천131억5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규모가 가장 큰 기성복(1조424억8천만원)이 1.6% 감소했고, 기타 의류(969억8천만원)도 18.5% 줄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싸게 옷을 살 수 있는 아울렛 등 대형의류쇼핑센터의 카드 사용액은 25.3% 늘었다.

문화·취미 업종에서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티켓판매액이 1천13억8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티켓판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콘서트나 뮤지컬 등 공연장 매출이 많다.

반면 금액이 많지 않은 비디오방·게임방 사용액은 377억4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공연보다 상대적으로 싼 영화관 카드 사용액도 2.7% 늘었다.

음식점의 경우 대부분 세부 업종에서는 증가했지만, 일반주점에서의 사용액은 5.5% 감소했고, 유흥주점이나 나이트클럽 등 유흥 관련 업종의 카드 사용액도 2.7% 줄었다.

이 밖에도 건당 지출 금액이 작은 편의점에서의 카드 사용액은 전년 대비 33.3% 늘었고, 동물병원(15.7%)과 애완동물(26.7%) 등 반려동물 관련 분야의 카드 사용액도 19.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소비는 늘리고 대체할 수 있는 분야의 소비는 줄이는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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