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약 ‘관광울산’의 마중물 될것
성곽·자연경관 문화유산 많은 중구

▲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 불리는 울산, 과거 울산은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써가면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했고 우리나라를 먹여 살려왔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울산의 근간인 이들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급기야 작년 수출액이 13년 만에 전국 3위로 추락했다.

울산시가 올해를 ‘울산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본격적인 관광산업에 발 벗고 나선 것도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중구는 지난 2013년부터 문화관광도시를 비전으로 삼고 변화의 준비를 해왔다. 이런 노력들은 최근 중구가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최종심사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

이번 설 연휴 만나 본 많은 분들로부터 관광도시에 도전한 용기에 대한 격려와 함께 중구가 무엇으로, 어떻게 관광도시가 될 것인지 걱정의 목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이는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종갓집인 중구가 그동안 해왔던 노력과 울산이 가진 관광자원들을 제대로 몰라서 하는 말이다.

중구에는 병영성과 울산읍성, 울산왜성 등 6개 성(城)의 흔적이 남아 있다. 대도시 중심구에 이렇게 많은 성곽의 흔적이 남은 곳은 전국, 아니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최근 6개 성곽길을 활용해 역사문화탐방형 관광코스 개발 용역을 마쳤고, 축성 600주년이 되는 병영성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태화강 십리대숲은 담양의 죽녹원 못지않다. 울산12경의 하나인 십리대숲은 최근 한국관광100선에 들면서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손꼽힌 곳이다. 인근 태화강대공원은 봄이면 수십만 송이의 꽃이 피어나 눈과 코를 즐겁게 한다. 강변 한쪽에 고풍스럽게 선 태화루에 오르면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준다.

원도심에는 산업화가 한창이던 시절 만들어진 정겨운 골목들이 반긴다. 이들 골목길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추억을 되살려 내고 있다. 또 이들 골목과 주요 거점 등을 활용해 예술공간으로 만드는 예술화사업도 추진 중이다. 조선시대 사또가 머물던 동헌이 위치하고, 인근에는 영남권에서 가장 큰 객사 터가 발굴돼 복원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울산시립미술관이 조성된다. 중구가 문화관광도시를 넘어 미술관광도시로 성장할 기본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 일대에서는 300년 역사와 전통의 마두희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인근 태화강변에서는 국제설치미술제도 열린다.

인도교인 울산교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계획도 추진 중이고, 울산큰애기야시장과 태화강변에 포장마차거리를 본격 운영하면서 방문객들이 즐길 먹거리도 갖췄다. 미술관 예정지 맞은편 문화의거리에는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전시를 이어가고, 종갓집 예술창작소에서는 지역민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버스킹이 열리고, 캐리커처를 그리는 예술가들도 자리 잡고 있다.

울산은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 세계적인 산업관광 뿐만 아니라, 1000m가 넘는 고봉(高峯)과 수려한 해안절경, 그리고 반구대 암각화 등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운 경관을 알리기 위해 애써 왔다. 중구가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되는 것은 이들을 알려 관광도시로 새롭게 도약하려는 울산시 계획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2000년대가 되면서 영국 런던은 원도심과 템스강변을 살리기 위해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런던과 울산 중구는 유사한 점이 많다. 태화강은 템스강이, 울산교는 밀레니엄브릿지가, 울산시립미술관은 테이트모던이 될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밀레니엄 프로젝트와 같은 계기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은 그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해 왔던 울산의 신성장을 위한 선물도 될 것이다. 지금껏 토대를 다져온 중구가 대한민국 대표 미술관광도시라는 꽃을 피울 수 있도록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본다.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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