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들의 섣부른 대중국 외교행위
친청·친러·친일 다투던 한말 위정자 연상
사드배치는 한국의 안보관련 고유권한

▲ 이일걸 한국간도학회 회장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동북아 정치상황은 마치 구한말시기 상황과 흡사하다. 더구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방한은 동북아 정치상황의 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 1월4일 사드문제로 중국을 방문한 송영길의원 등 7명을 조양문의 외교부 감람청에서 맞이한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사드배치를 일시 중단하면 한·중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면서 이들을 환대했다. 그 동안 김장수 주중대사를 홀대하던 것과는 판이했다. 또한 사드 보복 중단의 요청에 대해 쿵쉬안유(孔鉉佑) 아주국장은 “중국 국민들이 제재한 것”이라며 사드보복이 중국정부의 방침임을 간접 시인했다. 대부분 초선의원인 방문단은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중국 전통적인 외교술을 모르는 것 같다. 방문단을 비웃는 듯 5일 후 중국 폭격기 10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 한·일 전투기가 출격했다. 중국의 KADIZ 침범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런 중국의 잦은 도발은 우리 정부의 군사대응력을 얕보는 행위다.

왕이(王毅) 부장의 태도에서 한말시기 청의 외교수장이었던 이홍장 북양대신의 모습이 연상된다. 1881년 이홍장은 러시아의 남하와 일본의 조선 진출을 우려해 고종에게 미국 등 서양 국가들과 수교를 권고하면서, 조약에 조선이 청의 속국임을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1882년 임오군란이 발발하자 이홍장이 파견한 오장경을 따라온 원세개는 대원군을 납치, 고종 구출의 공으로 벼락출세한다. 그는 조선의 독자적 외교관계 수립을 반대했고 고종에게 저리의 차관을 제공해 황실의 재정을 약화시켰다. 이후 원세개는 1894년 청일전쟁 발발 전까지 12년간 조선의 총독처럼 조선의 내정을 간섭했다.

추궈훙(邱國洪) 대사는 지난해 2월 김종인 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한·중관계가 파괴될 수 있다”고 했으며, 전하이(陳海) 부국장은 지난 12월말에 방한, 주요 정·재계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앞으로 한·중 협력관계에 차질이 올 수 있다”고 했다. 한·중 수교 이후 주한 중국대사는 국장급이나 부국장급이었다. 반면 주중한국 대사는 장관급 이상이었다. 추궈훙(邱國洪)과 전하이(陳海)의 오만방자함은 현대판 원세개의 모습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3차에 걸친 민주당 17명 의원의 대중국 의원외교는 적전(敵前) 분열 행위이다. 이중 초선의원이 14명이며, 방중단을 이끈 이인영, 송영길은 총학생회장 출신이고 신동근, 박선원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위원장 출신이다. 야당 의원들의 친중국 성향은 유별나다. 특히 낙선의원들은 필수코스마냥 중국을 드나들었다. 송영길, 이광재, 김두관 등이 대학에 적을 두고 머물렀다. 이해찬 의원은 한중문화원을 설립하였다.

따라서 이들 중국방문단은 대부분 초선의원에 운동권 출신으로 친중국 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굴욕적이고 섣부른 대중국 외교행위는 친청·친로·친일파로 분열돼 국력을 약화시켜 망국으로 이끈 구한말 위정자들의 행태를 다시 보는 것 같다. 사드(THAAD) 배치는 북한의 핵에 대한 한국의 안보방위전략으로 고유 권한이다. 이를 중국의 영향력으로 저지하겠다는 이들 방문단은 신친중파들이다. 한말 1만 엔에 매수당한 이지용 등의 친일파들이 ‘한일의정서’를 체결, 서울에 일본군의 주둔을 허락해 조선을 일본의 군사기지로 전락시켜 일제의 식민지화를 가속화 시킨 지난 역사가 떠오른다.

이일걸 한국간도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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