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이나 전자부품 등 생산 제품의 거의 절반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대만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구애 작전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줄이고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과 교역과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동남아에서는 어떤 나라도 대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차이 총통은 비공식 협상에서 이들 나라가 중국의 압력을 이기도록 설득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법위원인 뤄즈정(羅致政) 민진당 국제사무부 주임은 “교역과 투자를 다양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항상 중국이 우리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를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 주재 대만 경제무역사무소의 존 전 대표는 중국의 정치적 압박이 항상 문제라며 중국에 의해 지역 경제통합 협정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라고 털어놨다.

중국은 지난해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외교 전쟁을 더욱 강화해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22개국 가운데 아프리카 소국인 상투메 프린시페를 낚아챘다.

대만의 외교관계가 척박하다는 것은 대만 기업들이 세계 각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양자 간 무역협정이나 관세 및 투자협약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투메 프린시페 주재 대만 대사를 역임한 존 전 대표는 그러나 “장애물이 너무 커 정부 차원에서는 뛰어넘을 수 없을지라도 민간 분야는 타고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남아 국가들과 공식 외교관계는 없지만 대만 기업들이 다양한 교역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와 같은 거대 개도국과의 협력은 대부분 소규모에 가난한 나라인 수교국들에 비해 파급 효과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대만 주재 정치 위기 분석가인 로스 페인골드는 중국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과 관계를 개선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의 ‘신 남진 정책’이 더 큰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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