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6일 오키나와(沖繩)현 미군 기지의 이전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이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이전지인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 연안 해상에서 매립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오키나와현과 일본 정부의 다툼에서 정부측의 손을 들어준 지 두달 만이다.

최고재판소는 기지 이전에 반발해 헤노코 해안부 매립 승인을 취소한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현 지사에게 결정을 되돌릴 것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었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헤노코에 비행장을 지을 계획이어서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2022년께 기지 이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기노완(宜野彎)시 한가운데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으로 불리는 후텐마 비행장을 헤노코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오키나와현과 지역 주민들은 비행장을 오키나와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선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나가 지사는 다른 수단을 통해 기지 이전에 저항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후텐마 기지 소속 주일미군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가 나고(名護)시 인근 해안에 불시착한 사고 이후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 역시 더 거세진 상황이다.

오나가 지사는 전임 지사가 허가해 3월말까지가 기한인 ‘암초파쇄허가’를 갱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갱신 없이도 관련 공사를 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키나와현이 다시 소송을 통해 공사 진전을 막으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오나가 지사는 5일 밤 “오키나와현과 사전에 협의를 하지 않은 만큼 공사 착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제대로 대응하겠다”고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후텐마 기지의 헤노코 이전과 관련해서는 최근 일본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장관 역시 “헤노코(이전)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일본 정부와 뜻이 다르지 않음을 강조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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