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강보험 당국이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으로 생활하는 트랜스젠더에게 여성의 이름이 명시된 건강보험증을 발급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7일 보도했다.

교토(京都)부 국민건강보험조합은 지난해 8월 50대 회사경영자인 한 트랜스젠더가 보험증의 이름을 자신의 원래 이름에서 평소 사용하는 여성스러운 이름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다.

주민등록제도가 없는 일본에서 건강보험증은 신분증으로도 사용된다.

공적인 신분증명서에 트랜스젠더의 바뀐 성(性)의 이름을 적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 트랜스젠더는 2012년 성(性)동일성 장애로 진단받아 2014년 성전환수술을 한 뒤 여성으로 살아왔다.

사정이 있어서 성전환 후에도 호적상의 이름을 바꾸지 않은 그는 건강보험증에 적힌 남성 이름 때문에 병원에서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증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건강진단 시 남성 탈의실에 안내를 받는 등 남성 취급을 받으며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

그는 고민 끝에 건강보험조합에 자신의 상황을 털어놨고 조합측은 ‘성명 표기는 조합이 판단하면 된다’는 정부 후생노동성의 판단을 얻어 이름 표기를 바꿔줬다.

후생노동성은 “조합측의 문의를 받고 성동일성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검토한 결과 조합의 판단에 맡긴다는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례가 알려지자 트랜스젠더 단체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일본 성동일성장애와 함께 사는 사람들의 모임’은 “성전환수술을 받지 않은 성동일성장애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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