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사 미군 18명 중 12명이 특수부대원… 대부분이 베테랑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이슬람권 무장세력을 상대로 한 대테러전이 확대되면서 ‘선봉장’ 역할을 해온 미군 특수부대원 사망자가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타임스(NYT), 밀리터리 타임스 등 미언론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작전 중 숨진 미군 가운데 18명 가운데 3분의 2가량인 12명이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육군 특전단(그린베레) 등 특수부대원들이었다.

작전 중 발생한 미군 사망자 가운데 특수부대원들이 보병, 포병 등 일반 부대 장·사병 사망자를 웃돈 것은 작년이 처음이었다.

특수부대 희생자가 많아지기 시작한 것은 전쟁 양상이 대규모 보병 병력과 기갑 장비 등이 투입된 것에서 벗어나 대테러전 같은 소규모 정예 특수부대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차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 비영리 민간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린다 로빈슨 연구원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등 분쟁 지역에서 미국은 보병을 동원한 일반적인 작전은 현지 군병력에 이양하고, 특수부대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소수의 미군은 군사훈련 자문이나 가치가 높은 주요 요인 제거 등의 임무에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로빈슨 연구원은 “이런 대테러전 모델은 큰 효과를 거뒀다”면, 이를 통해 수년간의 점령에 들어가는 경제적인 문제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출구전략도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모델을 채택한 데 따른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미군 가운데 가장 노련하고 양성에 많은 노력이 들어간 ‘백전노장’들을 위험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단행한 후 지난 5년 동안 작전 중 목숨을 잃은 미군 병사 수는 급감했다.

2010년 한해에만 500명이 넘는 미군 병사가 전사했지만, 지난해에는 불과 18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미군 전체 병력 가운데 특수부대원 비중이 5%밖에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사망자 18명 중 12명이 특수부대원이라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특수부대 전사자는 최정예 네이비실 6팀 소속 부사관이었다.

육군 소속의 델타포스와 함께 대테러전을 전문으로 하는 최정예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중핵인 네이비실 6팀 소속인 희생자는 지난달 29일 예멘 중부 지역에서 아라비아반도알카에다지부(AQAP) 조직원들과 교전 도중 목숨을 잃었다.

작전 중 목숨을 잃은 특수부대원들의 평균 나이는 31세였다.

이는 이라크ㆍ아프간 침공전 과정에서 전사한 미군의 평균 연령 26세보다 5살이나 위다.

더구나 이라크와 아프간전에서의 미군 전사자 계급은 병장 이하였지만, 특수부대원들의 평균 계급은 하사 이상 부사관이었다.

예멘 작전에서 숨진 윌리엄 R 오언스 중사도 다른 특수부대원들처럼 수년간 낙하산 강하, 스쿠버 다이빙, 근접전투 등 임무 수행에 필요한 다양한 훈련을 거친 데다 아프간을 포함해 수십 차례나 전투지역에 투입돼 치열한 전투를 경험한 베테랑이다.

네이비실 요원의 경우 훈련과 해외 배치 등으로 집을 비우는 날이 연평균 280일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공 강하(HALO/HAHO) 훈련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특수부대원 수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공 강하 훈련을 하다가 낙하산 기능 고장 등으로 추락해 사망한 미 특수부대원 수는 모두 11명으로 2006∼2010년 기간보다 60%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통합특수전사령부(SOCOM)가 정확한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밀리터리 타임스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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