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망도 ‘맑음’…시장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 반등 기대

저금리와 대대적인 인력감축에도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리스크 관리비용 감소 덕에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8일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 774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7.2%(4076억 원) 늘어난 것으로 2011년(3조 1000억 원)에 이어 지주 설립 후 두 번째로 좋은 실적이다.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도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1조 261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9.1%(2021억 원) 늘어난 것으로 2012년(1조 6333억 원) 이후 최대치다.

당시에는 우리금융지주로 증권사나 지방은행 등 많은 자회사를 보유한 상태이고, 이번에는 지주사 해체 후 낸 실적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지난달에 이미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그룹은 1조 3451억 원의 순익을 거둬 2015년 대비 47.9% 늘어났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후 최대 실적이다.

오는 9일 실적을 발표하는 KB금융은 2011년 이후 달성하지 못했던 2조 클럽에 재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당기순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전년 대비 31.7%(3464억 원) 늘어난 2조 2742억 원이다.

사실 지난해 금융사들의 영업환경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다.

KB금융은 2800명의 희망퇴직으로 8200억 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며, 하나금융과 우리은행도 특별퇴직 등 인원 감축으로 각각 2310억 원, 178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이 들어갔다.

또 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도 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사의 주포인 은행들의 대출이 꾸준히 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했고, 리스크 관리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신한은행은 원화 대출금이 185조 원으로 전년 말 대비 4.4%(7조 7490억 원) 증가했고, 이자이익은 4조 541억 원으로 8.1%(3394억 원)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이자이익이 4조 5644억 원으로 (1926억 원) 4.4% 늘었고, KEB하나은행은 4조 6420억 원으로 2.3%(1031억 원)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하나금융은 9021억 원을 기록, 전년 말 대비 21.4%(2461억 원) 줄었고, 우리은행은 8341억 원으로 13.7%(1325억 원) 줄었다.

다만 신한은행의 대손 비용은 조선·해운에 대한 구조조정 탓에 16.4%(968억 원) 늘어난 688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전망도 밝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반등할 것으로 보여서다.

또 지난해 인력 감축으로 올해부터 판매 관리비가 많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성장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소폭이나마 순이자마진이 반등하고 있고 대손 비용이 안정되면서 실적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대출 조이기 정책으로 대출 성장세가 꺾일 경우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대출증가율이 둔화하고 대손율도 올라갈 것으로 보여 순이익 증가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