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다시 추위가 시작되었다.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추위지만, 지난 토요일이 2017년 24절기가 처음 시작되는 입춘이었기에 봄의 문턱을 지난 지금이 어쩌면 이미 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달력은 또 인정을 못한다. 3월1일을 본격적인 봄으로 여기는 달력과 계절을 알아보지 못하는 날씨, 도대체 봄의 시작은 언제인가?

봄의 시작이 언제인가는 여러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24절기상 봄의 시작은 입춘인 2월4일경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일년 열두달을 봄·여름·가을·겨울 4등분해 3~5월을 봄으로 보기 때문에 봄의 시작은 엄연히 3월1일로 친다. 천문학적 기준은 또 다르다. 춘분은 3월20일경인데, 천문학적으로는 이때부터를 봄이라고 본다. 춘분은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고정에서 태양의 중심이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는 시점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덩달아 추위와 더위가 같아진다. 봄의 시작을 일컫는 기상학적인 정의도 따로 있다. 기상학에서는 일 평균기온이 5℃ 이상으로 올라가는 때를 봄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일 평균기온을 산출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대개 오전 10시 전후의 기온이 일 평균기온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울산의 오전 10시 기온은 6℃ 가량 된다.

서울의 1981~2010년까지 30년 기후평년값을 살펴보면, 절기에서 말하는 봄의 시작인 입춘의 평균기온은 -1.5℃로 기상학적으로 봤을 때는 완연한 겨울이었다. 일평균기온이 영상 5℃ 이상으로 올라가는 때는 3월12일쯤이다. 봄을 알리는 순서는 절기상 봄의 시작인 입춘(2월4일경)이 가장 빠르고, 그 다음 달력상의 봄(3월1일), 세 번째는 일평균기온 5℃ 이상인 기상학적 봄(3월12일쯤), 마지막으로 천문학적 기준인 춘분(3월20일경)이다. 우리는 일년에 4번씩이나 봄의 시작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내 몸과 마음이 봄을 맞을 준비가 아직 안 돼 있다면, 그 어떤 봄이 와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따스한 봄 햇살을 맞는 그 날을 위해 다시 추워지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 추위에 끝까지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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