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날개를 달고 있는 화살나무

▲ 화살나무 가지에는 얇은 코르크가 세로로 줄줄이 붙어 있다. 짐승들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위장술이자 자구책이다.

한방에서 ‘귀전우’라는 약명으로 불러
동맥경화·혈전증·월경불순 등에 효능
인슐린 분비 효과적으로 늘려 주기도

전국 각지 양지바른 야산에 분포
단풍이 아름다워 정원수로도 활용
코르크 없는 회잎나무와 구별 어려워

화살나무의 어린 잎은 부드럽고 맛있어 봄나물로 인기가 매우 높다. 또한 초식동물들도 이 나무를 좋아해서 즐겨 뜯어 먹는다.

그러자니 화살나무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 필요했던 것 같다. 화살나무 가지에는 얇은 코르크가 세로로 줄줄이 붙어 있다. 이는 새, 노루, 산토끼에게 줄기가 크고 무섭게 보이도록 하기 위함이다. 코르크는 또 전분이나 당분이 전혀 없다. 씹으면 퍼석퍼석하고 소리만 요란할 뿐 무(無)맛이라 할 만큼 아무 맛도 없다.

야들야들한 이파리만 좋아하는 녀석들이 맛없고 양분도 없는 화살나무 가지를 쳐다보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처럼 약효가 풍부하거나 맛이 좋은 식물들 대부분은 무시무시한 가시를 달고 있거나 맛 없는 껍질 부분으로 외부의 접근을 막고 있다. 기막힌 유전자 설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방에선 화살나무를 귀전우(鬼箭羽)라는 약명으로 부른다. 귀전우란 ‘귀신의 화살 날개’라는 뜻이다. 혹은 위모(衛矛)라고도 하여 ‘창을 막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약효는 어혈을 풀어주고 동맥경화, 혈전증, 가래가 끓는 기침, 월경불순, 폐경, 산후 어혈로 인한 복통, 항암작용을 하는 효능을 갖고 있다. 특히 위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민간요법에서도 많이 써 왔다. 혈당을 조절해주는 성분이 들어있고 인슐린 분비를 효과적으로 늘려 당뇨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심신을 안정시켜 편안하게 잠에 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좋다.

화살나무는 2~3m 정도의 낙엽활엽수다. 가지는 사방으로 퍼지며 새 가지는 푸른빛이고 2년 이상 된 가지에만 코르크가 붙어 있으며 원 줄기에는 없다.

▲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잎의 길이는 3~5㎝이고 가장자리에는 작으면서도 날카롭게 생긴 톱니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고 뒷면은 잿빛을 띤 푸른빛이다. 꽃은 7~8월에 피는데 4장의 꽃잎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름은 1㎝ 안팎이고 노란빛을 띤 초록빛이다.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붉은색이고 다 익으면 갈라져서 주황색 씨를 노출시킨다.

화살나무는 전국 각지에 널리 분포하며 주로 야산의 양지쪽에 잘 자라고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이 아름다워 정원수나 공원수로도 많이 심는다. 비슷한 나무로 회잎나무가 있는데 회잎나무는 코르크가 없는 것 말고는 잎이나 줄기, 꽃 모두 화살나무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 화살나무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 붉은색이고 다 익으면 갈라져서 주황색 씨를 노출시킨다.

● 생활 속 다양한 약초 활용법

#잎 활용법

4~5월경 연한 잎을 채취 해 데친 후 나물로 무쳐 먹는다. 아니면 살짝 덖어 그늘에 말린 후 약차로 사용한다. 옷을 입혀 튀김을 해도된다. 생체로 말리거나 약간 삶아서 말려 두었다가 묵나물로도 먹는다.

#줄기 활용법

이른 봄 잎이 돋아나기 전 코르크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잔가지를 채취한다. 잘게 자른 후 말려서 물 1ℓ에 40~50g을 넣고 달인다. 1일 3회 식후 한 컵씩 마시거나 수시로 조금씩 자주 마셔도 좋다.

#약술을 담그는 법

코르크가 붙어있는 잔가지를 채취해 잘게 자른 후 말린다. 용기의 절반 정도 채운 뒤 20℃ 전후의 바탕술을 붓고 백설탕을 2ℓ 기준으로 30g 넣은 다음 6개월 정도 숙성 후 걸러낸다. 또다시 2차 숙성기를 6개월 정도 가진 다음 조석으로 식후 한잔씩 복용한다.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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