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내 호화별채 짓고 연예인 불러 파티도 벌여

인도네시아의 부패사범 전용 교도소에 수감된 유력자들이 마당에 오두막까지 지어놓고 호화 생활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수감자들은 교도관에게 뒷돈을 주고 수시로 외출을 했고, 일부는 사창가를 들락거린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는 최근 서부 자바주(州) 반둥시(市) 수카미스킨 교도소에 고급 목조 오두막 37채가 지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전면 철거하기로 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수감된 유력인사들이 자비를 들여 지은 이 오두막들은 소파, 냉장고, 온수기, 음향기기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일부는 작은 정원과 연못까지 조성돼 있었다.

오두막을 소유한 이들은 루프티 하산 이스하크 인도네시아 번영정의당(PKS) 전 총재, 아킬 목타르 전 헌법재판소장, 아나스 우르바닝룸 전 민주당 대표 등 대부분 ‘거물급’ 수감자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감방 내부에도 TV 등을 설치했으며, 외부 음식물을 배달시키는 행위도 허용됐다.

심지어 연예인을 불러 교도소 내에서 파티를 연 사례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하지만 이 교도소의 부패사범 상당수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친척 문병 등을 핑계로 수시로 바깥 나들이를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의 지방선거 분쟁 관련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고 뇌물을 뿌린 혐의로 6년형을 받은 로미 헤르톤 전 팔렘방 시장 등 일부 수감자는 아예 교도소 주변에 있는 고급주택을 장기 임대했다.

한때 수카미스킨 교도소에 수감됐던 부패 전력자는 “외출을 나가 사창가에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다만 외출은 공짜가 아니어서 한 번 나갈 때마다 500만∼1000만 루피아(43만∼86만 원)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교도소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해당 교도소 전 직원을 상대로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유층과 유력인사들이 교도소 내에서 호화생활을 하거나 각종 편의를 받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돼 왔다.

2010년에는 대규모 탈세 사건에 연루돼 인도네시아 전역을 들썩이게 한 전직 세무공무원이 교도소에 있어야 할 시각에 발리에서 열린 테니스 대회를 관람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같은해 자카르타의 여성 교도소에서는 뇌물공여죄로 투옥된 수감자가 에어컨과 가죽소파, 응접세트까지 갖춰진 특실에서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피부관리 시술을 받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2016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인도네시아는 100점 만점에 37점으로 176개국중 90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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