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호의적 신호→회담 의향 있다→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

트럼프, 대중 호의적 신호→회담 의향 있다→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
중국 내 정상회담 기대감 고조…일각서 미중 “실무협의 진행할 것”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새해 인사와 전화 통화를 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자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핵심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조기 미중 정상회담 개최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기간은 물론 당선 전후, 취임 이후에도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데 대해 중국으로선 좌불안석 입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어 대화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리자, 중국은 이번 기회에 양국 정상이 흉금을 터놓은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자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미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리고 13일 쥐스탱 트뤼도 프랑스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점을 고려할 때 경제력 세계 2위의 중국으로선 정상회담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불인정, 독립 성향의 대만 지원 등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기,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및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입장을 고수하면서 중국과의 갈등과 대립은 불가피했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은 자국의 핵심 이익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립을 꺼리는 탓에 대화를 모색해왔다.

따라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가 보이는 유화 제스처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원만한’ 갈등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취임 후 처음으로 10일 시진핑 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존중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조기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날 통화와 관련해 미 백악관은 “두 정상은 양국에서 각각 만나자는 초청도 교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대단히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더 협의해 나가기를 고대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대일로 포럼에 오기보다는 조만간 양국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트럼프가 영국 총리에 이어 일본, 프랑스 총리와 만날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시진핑 주석과 회동도 멀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오는 5월 시 주석이 베이징(北京)에서 주최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포럼에 초청할 의지를 갖고 있어 보이나, 중국 주도의 일방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뜻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일대일로 포럼에 초청할 거냐는 질문에 “우리는 중미 관계에서 고위급 교류 유지를 고도로 중시하고 이런 종류의 왕래는 양국 관계 발전의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8일 새해 인사를 담은 서한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에 이로운 건설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시 주석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한 데 대해 ‘호의적인 메시지’라며 크게 반기고 있다.

중국 내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해당 서한이 미·중 관계를 풀어갈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루캉 대변인은 “중국은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이 말했듯이 양국은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세계 발전과 번영을 촉진하는데 특수한 공동 책임이 있다”면서 “중·미 양국은 광범위한 공동 이익이 있고 협력은 양국의 유일한 옳은 선택이다”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0일 사평(社評)에서 “트럼프의 서한은 미국 새 행정부가 중국에 보내는 호의의 신호로 보여진다”면서 “트럼프가 취임 후 많은 나라와는 접촉하면서 중국과는 없어 관심을 끌었는데 뒤늦게나마 새해를 축하하는 서한으로 중국의 기다림을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국제관계대학의 추인 교수는 “트럼프가 전화가 아닌 서한을 보내 아직 중국과의 거리를 유지하길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발 대신 호의적인 신호로 보냈다”면서 “중국은 이를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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