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사과 수용…회복 국면 양국 관계 악영향 없을 것”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 북부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공습 작전 수행 중 오폭으로 터키 군인 최소 14명을 사상케 한 사건과 관련 러시아 정부가 신속히 터키 측에 사과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사과를 터키 측이 수용한 만큼 이번 사건이 회복 국면에 있는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타스 통신은 10일(현지시간) 터키군 총참모부를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사고 직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군의 오폭을 사과하고 터키군 희생에 대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양국 대통령뿐 아니라 총리들도 전화통화를 했으며 터키 측은 러시아의 사과를 수용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자국군 오폭으로 인한 터키군 사망 사실을 확인하면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터키 측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시리아 지상 상황 정보 교류를 더욱 긴밀히 하기로 합의했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도 이번 사고 뒤 양국이 시리아 작전 조율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터키군 총참모부 관계자는 러시아와 터키가 유사 사건 예방을 위한 공동위원회를 창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은 사고는 군사 작전에서 간혹 발생하는 것으로 이미 푸틴 대통령이 사과했기 때문에 양국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신문 ‘노바야 가제타’ 전문위원 파벨 펠겐가우에르는 “이번 사고는 우연적인 것으로 전쟁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시했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안드레이 카를로프 피살 사건 때도 양국이 사건을 무마하려 노력하면서 큰 영향 없이 지나갔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식으로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를로프 대사는 지난해 12월 중순 터키 수도 앙카라의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터키인의 눈으로 본 러시아’ 사진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던 중 현직 경찰인 터키 청년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바 있다.

이에 앞서 9일 오전 8시 40분께 러시아 전투기 1대가 시리아 북부 알바브 지역의 한 건물을 실수로 폭격해 터키 병사 3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15년 11월 터키 공군기들이 시리아 작전에 참여 중이던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한 사건 이후 크게 악화했던 양국 관계가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화해로 급속히 회복돼가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그동안 내전을 벌이는 시리아 정부와 반군을 각각 지원해온 러시아와 터키는 또 지난해 말 양측의 휴전을 이끌어 내고 이후 평화 협상을 중재하는 등 시리아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현재 IS가 장악중인 알바브는 터키가 지난해 8월 시리아 북부에서 개시한 IS 격퇴 지상작전의 주요 목표물 가운데 한 곳이다.

알바브는 터키 국경에서 약 30km 떨어져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는 그동안 시리아 북부 등지에서 IS와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지속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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