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유제품 전문점 연 ‘낙농2세’정해경씨

▲ 목장 가업을 이어받아 유제품 전문점 연 ‘본밀크’ 정해경 대표. 장태준 인턴기자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서 유제품 전문점 ‘본밀크(BON MILK)’를 운영하는 정해경(29)대표는 부모님이 30여년 간 꾸려온 ‘유진목장’을 이어가고 있는 낙농 2세다. 정씨는 6년전 축산관련 학과를 졸업한 뒤 부모님이 운영하는 목장에서 우유를 짜고 젖소를 돌보는 일을 시작하면서 낙농 및 유제품 관련 일과 연을 맺었다. 그는 “가까운 일본에서도 오랫동안 해오던 가업을 잇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목장을 운영하시던 부모님이 건강이 나빠지신데다 30여년 간 부모님과 가족의 손길이 닿은 목장을 계속 꾸려가고 싶어 낙농 2세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부모님 30여년간 목장 운영
축산관련 전공 후 돕기 시작
우유소비 줄어 새 판로 고민
유가공제품 직접 만들어 판매
신선도 인정받으며 입소문
직영매장·생산공장 건립계획

목장일을 시작하게 된 정 대표가 처음부터 유가공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갈수록 우유소비는 줄고 유가공제품의 소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전량 모 우유업체에 납품하던 우유의 판로를 다각화 하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그는 전격적으로 유가공사업에 뛰어들었다. 정 대표는 목장일을 하면서 프랑스, 네덜란드 등 낙농 선진지 연수와 농림부의 목장형 유가공제품 생산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그는 다른 목장과 차별화 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직접 가 한달여 간 젤라또 생산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다년간의 꼼꼼한 준비를 거쳐 지난 2015년 8월 울주군 언양읍에 유제품 전문점 ‘본밀크’를 열었다. 본밀크의 ‘BON’은 이탈리아어로 ‘좋은’이라는 의미와 한자 ‘本’의 ‘근본’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아 기본에 충실한 좋은 유제품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았다. 정 대표는 본밀크에서 직접 만드는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요구르트, 푸딩, 잼 등을 판매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첨가물을 최소화 하고 저당으로 건강한 맛을 내는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본밀크의 유제품은 신선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유아를 둔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 주말에는 언양을 찾은 관광객들이 정씨의 사업장을 많이 방문한다. 정 대표는 “가까운 울산 시내나 부산에 유제품 매장을 열 수도 있었지만 목장이 있는 언양에서 시작하고 싶었다”며 “언양불고기를 맛보러 온 관광객들에게 본밀크를 소개하고 지역브랜드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본밀크 운영으로 직접 만든 유제품의 시장성을 확인한 만큼 직영 매장을 늘리고 유통을 다각화 하기 위해 유제품 생산 공장 건립도 계획 중이다.

정 대표와 그의 부모는 가족농장 규모로 130여 두의 젖소를 키우고 있다. 그는 매일 오전 6시 우유짜는 일을 시작으로 사료주기, 송아지 우유주기 등 목장일을 마치고 나면 본밀크로 출근해 제품을 생산한다. 정씨가 여성 낙농 2세로 목장일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정 대표는 “주변 친구들도 시골에서 소를 키우겠다고 하니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쉬는날 없이 일해 몸은 힘들지만 선진 낙농을 하겠다는 목표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농 8년차에 접어든 정 대표는 “본밀크 매장에서 우유 1t으로 생산한 유가공 제품과 원유 30t의 수익이 비슷할 만큼 유가공 제품의 수익성이 높다”며 “앞으로 유가공제품을 판매한 본밀크의 수익이 더 늘어나면 젖소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동물복지농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 수습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