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EEZ 골재용 채취 금지...지역 레미콘공장 가동중단
건설업계 비용부담 커져 고심...어민들 연장 결사반대로 갈등

▲ 12일 부산에 있는 한 레미콘공장에 차량이 멈춰서 있다. 부산·울산·경남지역의 레미콘공장이 지난 11일부터 일제히 가동을 중단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생산되는 건설 골재용 모래 채취를 금지하자 부산·울산·경남지역 레미콘 공장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업계는 임시변통으로 공정을 조정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골재협회와 대한건설협회, 울산·부산·경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레미콘 공장 90여곳이 가동을 중단한다.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은 골재채취가 허가된 2008년부터 3차례 기간 연장을 거쳐 경남 통영 남쪽 70㎞ 지점의 남해EEZ에서 생산된 모래를 건설현장에 사용했다.

허가기간은 지난해 8월 만료됐지만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가 조건부 기간 연장에 합의, 올해 1월15일 남해EEZ의 골재 공급이 완전 중단됐다. 부산·울산·경남지역은 지난해 모래사용량(2000만㎥)의 60%에 달하는 1200만㎥를 남해EEZ에서 공급 받았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레미콘 공장이다. 지난달부터 남해EEZ 공급이 중단된 후 서해EEZ에서 모래를 끌어 썼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아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골재협회 관계자는 “부산, 울산, 경남은 하루에 한 번 남해EEZ에서 가져오던 모래를 3일에 한 번 서해EEZ에서 공급 받았지만 거리가 멀어 채산성이 떨어졌다”며 “공사기간 탓에 지체금을 물지 않으려고 울며 겨자 먹기로 서해EEZ를 이용했지만 공급비용이 계속 올라 이마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 골재 채취가 계속 중단되면 지역 건설업계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건설비용은 연간 천문학적인 규모로 추정된다”며 “빠른 시일 안에 남해 EEZ 바다골재 채취를 재개시켜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수산업총연합회와 남해EEZ 모래채취 통영·거제·남해대책위는 정부가 모래 채취 기간을 연장하면 해상시위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2014년 대비 2016년 남해 연근해 어획량 감소율은 멸치류 42%, 오징어류 45%, 고등어류 8%, 갈치류 61%, 참조기 58%로 나타났다. 이들은 어획량 감소배경으로 남해EEZ 바다모래 채취, 기후변화 등을 꼽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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