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이 29일 오전(현지시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적으로 규정하고 군병력과 탱크 등을 동원해 PA 본부건물들을 포위공격하자 팔레스타인측은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반발, 양측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탱크들을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시 전역에 배치해 라말라시를 완전점령했으며, 아라파트 수반이 머물고 있는 라말라시내 PA 본부 건물들에 대해 포와 미사일 공격을 가한 뒤 건물내로 진입했다고 팔레스타인측은 주장했다.

 라말라 곳곳에서도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스라엘 내각은 철야회의를 열어 네타냐시 호텔 자살폭탄테러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한 뒤 고조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테러에 대처하기 위해 예비군을 소집하고 아라파트 수반을 완전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

 아리엘 샤론 총리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수반을 적으로 규정하며 현재로선 그를 완전 고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이같은 발언이 실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추후 아라파트 수반을 추방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비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같은 기자회견을 통해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은 테러활동을 중단하는 것외에는 없다고 강조했으나 아라파트 수반에 대해 육체적 위해는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저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측의 이같은 강도높은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에는 관심이 없으며 팔레스타인 영토를 재정복하거나 재점령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내각은 또 팔레스타인 지역인 라말라시에서 단계별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기 위해 예비군 동원령을 승인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탱크들을 동원해 PA 본부건물들을 포위한채 불도저들을 동원해 정문 담벼락을 허물어 들어가면서 포와 미사일공격을 가하고 있다.

 PA본부는 아라파트 수반이 집무를 수행하며 거주하는 3층짜리 건물을 비롯해 5∼6채의 건물로 이뤄져 있으며 이스라엘군의 이날 공격으로 아라파트 수반의 사무실 인근 빌딩이 불길에 휩싸였다.

 또 이스라엘 병사들과 팔레스타인 경비병들간의 치열한 교전으로 경비병 13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확성기를 통해 건물내에 있는 모든 무장병들에게 투항하지 않을 경우 사살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인근의 모든 건물들 지붕에 저격병을 배치해 건물내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팔레스타인측은 주장했다.

 PA의 야세르 아베드 라보 공보장관은 이스라엘군이 아라파트 수반의 사무실 문앞까지 쳐들어와 입구를 봉쇄했다면서 아라파트 수반은 다행히 아직까지 부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군이 자신을 포위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생중계된 알-자리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이 자신을 포로로 생포하거나 사살하길 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자신은 순교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파트 수반의 보좌관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한편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인 1명이 유대인 정착촌 네트자림에서 유대인 2명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고 이스라엘군 소식통들이 전했다. 라말라·예루살렘 AFP·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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