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식 (주)디지털조이미디어 대표이사

국정화까지 말이 많았고, 발표된 최종본은 오류가 넘치며 편찬 기준조차 제대로 안지켰다는 역사 교과서. 도대체 교과서란 무엇이며 국정화란 무엇일까? 한국사(역사) 교과서는 1945년 광복 이후 검인정 제도를 지속해오다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4년 국정화된 바 있다. 이후 독재 옹호 논란을 빚어 오다 2002년 국사에서 근현대사가 분리, 검정으로 바뀌었고, 2010년 기존 국정 국사와 검정인 근현대사를 다시 합쳐 검정체제의 한국사로 일원화됐다. 이것이 다시 2015년 10월에 교과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방침이 결정되면서 2017년부터 역사 교과서는 한 종의 국정 교과서가 사용되게 된 것이다.

국정화에 대한 주요 쟁점별 찬반 주장 중 주목할 만한 쟁점은 바로 ‘오류와 편향성’이다. 국정화 찬성 측은 검정 교과서는 오류를 양산한다고 주장, 국가적인 지원으로 오류없고 균형잡힌 양질의 교과서가 가능하다는 것이며, 반대 측은 국정 교과서도 오류가 많고 악영향이 크며 이념 갈등을 부추길 수 있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최종본이 발표된 현재 그렇게 자신 만만하던 국정 교과서를 들여다보니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가 넘치고 있다.

교과서에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의견·주장보다는 사회문화 공동체에서 공인되고 검증된 의견·주장을 포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체적으로 대표적·보편적인 내용을 다루며,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간주, 표준적인 지위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 국정화된 역사 교과서는 내용적인 측면부터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사실이지만 오류가 너무 많다는 것. 심지어 교육부는 지난 달 31일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을 발표하면서 오류 수정 개수를 축소 발표했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였다. 수백건의 오류 확인으로 망신을 당한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가 일부러 오류를 줄여서 발표했거나 오류 개수도 ‘오류’를 낸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다.

연일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여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교, 교사나 학생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편향적 역사 서술이라는 비판과 국민 다수의 반대 여론에도 교육부가 연구학교 지정을 강행하며 내년부터 국·검정 혼용 방침을 고수하는 등 국정 교과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 추측만 난무한 지금이다. 교과서는 자족적이고 독립적인 텍스트로 존재하지 않는다. 교과서는 학생을 중심 독자로 상정함으로써 그들과의 소통을 염두에 두고 구성되며, 교실 수업 속에서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한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 교과서는 교실 수업을 둘러싼 교육 공동체와 사회·정치·문화 공동체의 가치와 관점을 다양한 층위에서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국정 역사 교과서가 제대로 된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학생과의 소통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현장에 있는 교사의 의견이나 사회적인 여론을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경식 (주)디지털조이미디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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