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식사중 기도 막혀 심정지 겪자

울산대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찾아

소아환자임에도 ‘저체온요법’ 주효

▲ 지난 1월 2번의 심정지를 겪었지만 목표체온유지치료법으로 건강을 회복한 최군이 울산대학교병원 의료진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번의 심정지를 겪으며 일주일 새 두번이나 생사를 오갔던 어린이가 울산대학병원의 응급치료로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소아환자에게 적용사례가 드문 목표체온유지치료법(저체온요법)으로 위기를 극복한 의료진의 대처가 귀한 생명을 살렸다.

올해 세살 된 최모군은 지난달 25일 집에서 어묵을 먹던 중 어묵 조각이 기도를 막아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최군의 아버지는 흉부압박을 실시하며 부리나케 울산대학교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를 찾았다.

병원 도착 후 최군은 응급센터 의료진의 전문소아소생술, 기관내삽관 등을 통해 가까스로 심장박동을 회복했다. 이후 최군을 치료한 이경연(소아청년과), 최욱진(응급의학과), 홍정석(응급의학과) 교수진은 심정지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과 후유증을 예방하고자 최군에게 저체온요법을 실시했다.

저체온요법은 심정지 상태에서 자발순환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혼수상태인 환자를 일정시간 저체온(32~34℃) 상태로 유지시켜 손상을 입은 뇌를 자연스럽게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최근 방영된 의학드라마에서 이 치료법이 소개되긴 했으나, 국내에서는 성인이 아닌 소아에게 적용한 사례가 많지 않다.

이에 교수진은 최군의 저체온 유지정도 및 기간을 성인과 다르게 적용해 체온을 조금 높은 34℃로 맞춰 72시간 치료했다.

치료 중 한 차례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중환자실에서 저체온요법 치료가 마무리 되고 하루 뒤 급작스런 심정지 상태가 또 일어난 것이다. 최군은 또다시 심폐소생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한 치 앞을 장담하지 못할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의료진은 저체온요법을 추가적으로 시행, 마침내 최군의 뇌와 신체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도록 도왔다. 의료진의 노력에 힘입어 최군은 지난 9일 아무런 후유증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최욱진 교수는 “최군처럼 소아환자에게 저체온요법을 시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주일 사이 심정지를 2번이나 겪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기도 했으나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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