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47도까지 치솟는 호주 남동부 지역의 폭염으로 박쥐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리치먼드 밸리 지역의 박쥐 집단 서식지가 있는 커시노에서는 박쥐 2000마리 이상이 죽었다고 ABC 방송 등 호주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이들 박쥐는 강기슭 곳곳에 떨어져 수거마저 쉽지 않아 주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겪고 있다.

리치먼드 밸리 카운슬 측은 죽은 채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박쥐들도 있어 앞으로 며칠 동안 이들이 바닥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나무에 물을 뿌려주고 나무의 아래 쪽에 있는 박쥐들을 따로 보호하면서 수백 마리를 살려내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는 2014년 11월에도 수천 마리가 44도나 되는 고온으로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또 NSW주 뉴캐슬 북서쪽의 싱글턴에서도 박쥐 700마리 이상이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몰사했다.

이 지역은 지난 주말 47도까지 치솟았다.

동물보호단체 ‘와일드라이프 에이드’(Wildlife Aid)의 잘라 프레슬랜드는 “이 지역의 박쥐 집단서식지에서 열 스트레스와 관련한 떼죽음은 2004년 이래 처음”이라고 ABC 방송에 말했다.

지역 당국은 박쥐가 옮기는 치명적인 리사바이러스(lyssavirus)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박쥐와 접촉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호주에서는 2014년 1월 퀸즐랜드주에서 박쥐 10만 마리가 죽는 등 종종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환경단체와 녹색당 등은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NSW주에서는 지난 주말 기록적인 폭염으로 약 100건의 산불도 일어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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