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일본과 영유권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의 이름이 없던 무인도 5개에 옛 소련과 러시아 정치가, 군인 등의 이름을 붙였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2010년 쿠릴열도의 무인도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으나 이후 명명이 진척되지 않았었다. 아사히는 이번에 이름을 붙인 무인도들은 모두 매우 작은 섬으로 이들 섬에 대한 명명은 러시아의 지배강화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새로 명명된 무인 도중 하보마이(齒舞)군도에 속하는 무인도는 2차 대전 후 유엔 대일(對日)위원회 소련대표를 지낸 쿠즈마 데레비얀코 중장의 이름을 따 데레비얀코로 명명됐다.

일본이 지시마(千島)열도로 부르는 북방영토의 우루프 섬 근처의 무인도는 옛 소련에서 오랫동안 외무장관을 지낸 안드레이 그로미코의 이름을 따 그로미코로 명명했다.

일본 외무성은 전날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고유의 영토에 러시아의 이름을 붙인 건 유감”이라며 러시아 정부에 우려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남쪽에 있는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르), 시코탄(色丹), 하보마이 등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쿠릴 4개 섬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쿠릴열도를 실효지배하는 러시아는 열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고 맞서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전제 조건으로 쿠릴 4개 섬 반환을 요구하며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지난해에 4개 섬 가운데 가장 큰 2개 섬인 이투룹과 쿠나시르에 각각 해안 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하는 등 실효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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