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소식지서 분사 필요성 강조…주총 앞두고 노조·주주 설득 나서

현대중공업이 오는 4월 분사를 앞두고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가운데 사업 분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를 조선·해양,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분사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15일자 사내 소식지를 통해 “사업 분리는 미래를 위한 필수 선택이자 다 같이 살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며 "는 "사업 분리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구계획을 통해 보유 주식, 부동산 등을 대부분 팔았지만, 아직 7조 원이 넘는 차입금이 있다면서, 분리되는 회사에 차입금을 나눠 배정하면 총 차입금이 3조 90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해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조선, 비조선 등 이질적인 사업이 하나로 묶여 비효율성이 존재했다는 점을 분사의 핵심 이유로 들었다.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조선 외 다른 업종은 조선업에 가려져 필수적인 투자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 1등도 아니면서 세계 1등처럼 지내온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사업은 경쟁력 확보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전기전자의 입찰제한 처분에 현대중공업 전체가 정부 발주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었고, 건설장비 업계가 불황으로 인력 감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 건설장비사업부는 대규모 성과금을 받았다”며 비효율의 사례를 거론했다.

현대오일뱅크를 현대로보틱스에 넘기는 이유도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익을 많이 올리고 있는 그룹 계열사 중 한곳이다.

현대중공업은 “차입금 7조 3000억 원 중 약 27%인 2조 원을 현대로보틱스로 배정할 예정인데 이는 현대중공업에 즉시 2조 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보유하면서 배당을 받는 방법‘과 ’상장을 통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5년간 현대오일뱅크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3045억 원으로 현대중공업이 받을 수 있는 배당은 연간 2000억 원 선이다. 2조원을 만들려면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사업 분리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노조 주장도 정면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늦은 감이 있지만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분리 및 지주회사 전환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주주의 지분 이동이 포함되지 않아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분리는 모든 회사가 다 같이 사는 길이며,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사업분리 시 고용 및 근로조건도 100% 승계될 것이다. 더 이상 사업 분리를 정치권으로 끌고 가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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