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통계로 본 창업생태계’...창업 3년 넘기는 기업 38% 불과
OECD 26개국중 25위 ‘최하위권’...제조·마케팅 역량 부족 등 원인

▲ 국내 벤처기업 10개 중 6개는 3년 이내에 문을 닫는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역시 벤처기업 생존률이 비슷했다. ‘벤처투자 생태계 미비’와 ‘판로난’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국내 벤처기업 10개 중 6개는 3년 이내에 문을 닫는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역시 벤처기업 생존률이 비슷했다. ‘벤처투자 생태계 미비’와 ‘판로난’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통계로 본 창업생태계 제2라운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진입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3만 벤처시대’가 열리는 등 창업 1라운드는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벤처기업 중 62%는 3년을 못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장벽은 지난 10년간 크게 낮아졌다. 창업 등록은 그간 12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됐고, 창업에 걸리는 시간도 22일에서 4일로 줄었다. 스타트업의 천국인 미국(5·6일)도 앞질렀다. 창업부문 경쟁력 순위도 116위(175개국 대상)에서 11위(190개국)까지 껑충 뛰었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생존율은 낮았다. 창업 3주년을 넘기는 기업은 전체의 38%에 불과했다. 벤처기업 생존율은 OECD 26개국 가운데 스웨덴(75%), 영국(59%), 미국(58%), 프랑스(54%), 독일(52%) 등에 크게 뒤처진 25위다.

창업기업들의 2라운드 진입의 장벽은 ‘민간중심 벤처투자 생태계 미비’와‘판로난’이었다.

실제로 민간 벤처투자를 나타내는‘엔젤투자’ 규모는 2014년 834억원으로 미국(25조원)의 0.3%에 불과했다, 투자금 회수환경이 불리한 점이 민간투자를 꺼리게하는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창업 기업이 코스닥 상장시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3년. 기업의 80% 이상이 10년 안에 문 닫는 상황에서 13년 후를 기대하며 자금을 대는 투자자를 찾기 힘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 벤처기업은 대체로 기술역량은 높지만 제조 역량과 마케팅 역량이 낮고, 전국적인 유통망이나 해외수출경험 부족도 문제다.

 

실제로 벤처기업의 65.6%가 국내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고 74.9%는 ‘해외에 수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인)는 “기업가정신을 꽃피우려면 창업 자체만 촉진하는 방식보다 시장에서 끊임없이 가치를 창출해내는 기업들을 다수 육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며 “정부 정책방향을 이제 스타트업(start-up)에서 스케일업(scale-up)으로 레벨업 할 때”라고 말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기업은 M&A를 통해 미래 신기술·신제품을 수혈받고, 벤처기업은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대기업-창업기업 상생의 혁신생태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역의 창업기업 10개 중 7개는 5년 내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4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2013년 울산지역 활동기업의 3년 생존율은 36.8%, 5년 생존율은 28.3%로 30%를 밑돌았다. 활동기업 10개 중 7개는 5년을 넘기기 힘든 셈이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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