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못구하면 ‘해체’ 국면 접어들 수도

▲ 16일 SK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공식 탈퇴하면서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고 4대 그룹 중 3곳이 전경련을 완전히 떠났다. 연합뉴스

16일 SK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공식 탈퇴하면서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고 4대 그룹 중 3곳이 전경련을 완전히 떠났다.

전경련은 차기 회장의 공식 선출을 위해 소집한 정기총회의 사전 절차로 17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지만, 주요 기업들이 대거 불참하겠다고 밝혀 정족수가 채워질지 불투명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전경련의 운명이 달린 차기 회장 선임 문제도 꼬여가는 분위기여서 전경련이 이대로 해체 수순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16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그룹 내 20개 회사가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앞서 LG그룹, 삼성그룹의 공식 탈퇴에 이어 SK그룹도 탈퇴원을 내기로 하면서 전경련 회비의 80% 가까이 책임지는 4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만 전경련에 남게 됐다.

현대차그룹도 공식 탈퇴를 하지는 않았으나 올해부터 회비 납부를 중단하는 등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2015년 기준으로 전경련 전체 연간회비 492억원 중 77%가량인 378억원을 부담했다. 이 때문에 4대 그룹 중 3곳이 공식 탈퇴하고 현대차그룹이 회비 납부를 중단하면 전경련 운영과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다.

전경련은 24일 열리는 정기총회의 안건 상정을 위해 17일 이사회를 소집했지만, 일찌감치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기업들이 많아 이사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사회는 회장단, 상임이사, 이사를 비롯해 회원사 100여곳가량이 참석 대상이며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의결 요건이다. 당초 150곳이 대상이었으나 최근 회원사들의 잇단 탈퇴로 대상 기업 수가 크게 줄었다.

연합뉴스가 10대그룹 중 전경련 회원사인 7개 그룹에 이사회 참석 여부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 롯데, 포스코, 한화는 불참 입장을 명확히 했고 한진만 참석 의사를 밝혔다. GS와 두산은 미정이라고 답했다.

그룹 회장이 전경련의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코오롱, 삼양홀딩스 등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사회는 예정대로 열 계획이며, 위임장을 내면 참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정족수 확보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일은 총회로 넘길 안건을 의결하는 자리로, 안건에 혁신안은 없고 예산·결산안과 큰 틀의 사업계획 정도만 안건으로 올라가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한 주 뒤로 예정된 24일까지 허창수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을 구하지 못하면 전경련은 해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초 전경련은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차기 회장이 내정되면 가급적 빨리 이사회 전이라도 후임자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후임자를 구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지난주만 해도 전경련 내부에서는 “회장단에서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여 ’차기 회장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간 사람이 있고 당사자의 수락만 남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유력한 후보로 손경식 CJ 회장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전경련 안팎에서는 17일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발표하지 못하면 회원사들의 탈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회장이 결정되지 않으면 탈퇴하는 기업들이 더 많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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