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고래관광 기반 콘텐츠 고심해야

▲ 울산시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을 찾은 시민들이 수족관에서 돌고래들의 유영을 감상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야생동물 수입법률안 강화에
당분간 추가 수입은 불가능
사육중 돌고래도 노화 발견
남구, 장기적 대안 논의 방침

전국 유일의 고래문화특구인 장생포로 당분간 돌고래를 들여오는게 상당히 힘들어졌다. 일본에서 울산으로 온지 닷새만에 돌고래가 죽은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데다 정부 역시 당분간 돌고래 수입 불허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점차적으로 자연사 등에 따른 사육 개체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울산의 고래관광산업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의반 타의반 돌고래 수입 중단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향후 관리부실로 큰돌고래의 건강 등에 추가 문제 발생시 신규 수입 금지 등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는 단서를 달아 남구도시관리공단이 돌고래 2마리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하지만 한 마리가 폐사함에 따라 환경부는 수입 불가 방침에 이어 비윤리적 방식으로 포획된 야생생물 수입을 불허하는 개정 법률안도 준비중이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비윤리적으로 돌고래를 잡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 다이지에서 더 이상 돌고래를 수입할 수 없게 된다.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방안도 있지만 개체수 부족, 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고래생태체험관의 운영주체인 남구청 역시 당분간 추가 수입을 강행하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남구청은 지난해 돌고래 폐사 사실을 숨겼다가 들통나면서 비판 여론에 시달린데 이어 이번 돌고래 폐사로 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울산 뿐만 아니라 거제씨월드에서도 일본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2마리가 지난 2014년 말과 2015년 초 폐사했고, 2015년과 2016년 제주 퍼시픽랜드 큰돌고래와 롯데월드 아쿠아리운 벨루가(흰돌고래)가 각각 폐사하면서 동물보호단체의 돌고래 사육중단 요구가 끊이지 않고있다.

◇고래체험관 운영방향 재설정 필요

현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사육되는 돌고래 4마리 가운데 ‘장꽃분’(암컷)의 추정나이는 18세로, 수족관 내 돌고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수족관 돌고래의 수명은 약 20세 안팎으로 알려졌고, 꽃분이의 치아 등에서 노화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한창 때에 비해 활동량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고아롱’(수컷)의 추정나이는 15세다. 암컷의 임신과 출산을 통해 개체수를 늘리는 방안이 있지만 수족관 내 출산 성공률은 상당히 낮다.

결국 꽃분이는 노화에 따른 자연사 가능성이 있는데다 돌고래 추가 수입이 여의치 않게되면 고래생태체험관의 운영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금처럼 비밀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듯 비밀리에 돌고래를 수입해 오는 것도 어려워진 만큼 살아있는 돌고래를 대체할 다른 콘텐츠를 개발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래는 울산이 전국에 내놓을수 있는 가장 특색있는 관광자원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경남 고성의 경우 당항포를 공룡과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하는 관광지로 꾸몄다. 살아있는 공룡은 없지만 각종 전시·체험시설과 오토캠핑장, 요트장, 식물원 등을 조성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일본에서 온 돌고래가 수족관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기존에 사육되던 돌고래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게 급선무”라며 “돌고래 수입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장기적 대안을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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