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시 허창수 임기연장·최연장자 정몽구·이준용 대행체제 거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7일 이사회 직후 차기 회장을 공식 선출하는 정기총회를 24일 소집하겠다고 공지하면서, 차기 회장 내정자가 정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경련은 이날 이사회 직후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2017년 전경련 정기총회가 24일 오전 11시 30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당초 전경련은 정기총회 날짜를 확정 짓지 못했으며 회장 구인난에 총회가 연기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 때문에 이날 정기총회 날짜 공지는 허창수 회장 후임이 정해진 것을 뜻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전경련 안팎에서 돌았다.

내주 정기총회는 새 회장을 공식 추대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회장 내정자가 있다면 그동안 관례에 비춰볼 때 내주 초중반께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손경식 CJ 회장 등이 거론돼 왔다. 이날 회장단 중 유일하게 이사회에 참석한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등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일단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이사회에서는 차기 회장 내정 여부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차기 회장은 정기총회에서 선출한다고 안건으로 올려서 의결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달 말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상근부회장이 퇴진을 앞둔 가운데 전경련이 만약 끝내 후임자를 찾지 못하면 ‘비상 체제’ 가동이 불가피하다.

최근 전경련 내부에서는 차기 회장을 찾지 못하면 허 회장의 임기를 한시적으로라도 연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허 회장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정해지지 않으면 전경련은 정관에 따라 부회장단에서 회장 직무를 대행할 임시회장을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정관에는 ‘회장 유고 시 최연장자가 직무를 대행한다’고 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현재 최연장자는 1938년생 동갑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다.

따라서 허 회장의 임기 연장이 불발되면 정 회장과 이 회장부터 차례로 회장 직무대행을 맡을 의사가 있는지 등을 묻는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 여파 속에 개별 기업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전경련 부회장단에서 차기 회장을 맡겠다고 나설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연장자 순으로 한 사람씩 회장직을 고사할 때마다 조직이 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며 “’회장 공석 사태‘가 길어질수록 전경련을 둘러싼 혼란은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