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내놓는 김치 중국산 비중 60%…對中 김치 무역역조 심화

김치 수입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김치 무역 적자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식당이나 급식 등을 통해 먹는 김치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세계김치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 물량은 25만3천432t으로 전년의 22만4천124t보다 13.1% 증가해 규모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금액은 1억1천324만 달러에서 1억2천149만 달러(약 1천409억원)로 7.3% 늘었다.

막혔던 중국으로의 수출이 재개되면서 지난해 김치 수출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수입이 수출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김치 수출물량은 2만3천491t, 수출액은 7천890만 달러(약 915억원)였다.

물량 기준으로는 수출이 수입의 10%에도 못 미치고, 액수로는 65% 수준인 셈이다.

김치 무역 적자액은 지난해 4천259만 달러(약 494억원) 규모였다.

김치 수출액은 2008년까지는 수입액보다 많았지만 2010년 역전됐다.

적자액은 2014년 2천36만 달러, 2015년에는 3천969만 달러 등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대(對) 중국 ‘무역 역조’가 심각하다.

지난해 대중국 김치 무역 적자액은 1억2천104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김치 무역 적자는 2007년 1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후 2009년을 제외하고 계속 1억 달러 이상 적자다.

현재 수입 김치는 100% 중국산이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 외식·급식업소에서 사용된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수입 김치가 가정용으로 소비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2015년 외식·급식업소의 김치 사용량에서 수입 김치 비중은 54.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외식·급식업소에서 직접 만든 김치를 제외하고 상품김치 사용량만 보면 수입 김치 비중은 7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한 식당 주인은 “중국산 김치는 가격이 국산 김치의 절반도 안 돼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국산을 많이 쓰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현상은 점점 심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간 국내 김치 소비량은 약 160만t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가정에서 약 75%, 업소 등에서 약 25%가 소비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김치 수입량 약 25만t은 국내 전체 김치 소비량의 16%, 외식·급식업소 소비량의 약 63%에 해당한다.

세계김치연구소는 “대중국 김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더욱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국시장에서의 마케팅 개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식생활 변화 등으로 가정에서 김치 소비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중국산은 월등히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점점 높이고 있다.

식당 등에서 중국산 김치를 먹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김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식품업체들과 식품 당국은 김치 수출을 늘리고 ‘안방’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재 외식업체 등에 공급되는 중국산 김치는 1㎏당 1천200원, 국산은 2천700원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 회복을 위해 이 격차를 대폭 줄이기 위한 연구도 추진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으로의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산과 경쟁하기 위해 자동화 등으로 국산 김치 단가를 낮추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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