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한시 406수 등 수록...대곡박물관 ‘집청정 시집’ 펴내
22일 시집발간 기념행사도 마련

▲ 1713년(숙종 39년) 반구대 건너편에 운암(雲巖) 최신기가 건립한 정자 집청정.

조선시대 서부 울산의 명소인 집청정과 반구대 일원에서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고 남긴 한시들을 묶은 시집 <집청접시집>의 번역본이 발간됐다.

울산대곡박물관(관장 신형석)은 집청정과 반구대(포은대), 반고서원(반구서원) 일원의 경치를 담은 <역주 집청정시집(譯註 集淸亭詩集)>을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집청정은 1713년(숙종 39년) 반구대 건너편에 운암(雲巖) 최신기(1673~1737년)가 건립한 정자로 반구정(盤龜亭)으로도 불렸다.

반구대는 고려 우왕 때 포은 정몽주가 언양에 유배왔을 때, 시름을 달래며 시를 지었다고 알려진 곳이다.

대곡박물관에 따르면 당시 서부 울산지역의 명소로 문인들은 북구남작(北龜南酌·북쪽은 반구대, 남쪽은 작괘천)을 꼽았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유람길로 반구대가 유명해지면서 1702년부터 언양 유림에 의해 반구대에 서원 건립을 추진, 1712년에 반고서원이 건립됐다. 집청정은 다음 해인 1713년에 건립됐으며, 지난 1932년에 재건돼 현재까지 존속하고 있다.

▲ 울산대곡박물관은 조선시대 서부 울산의 명소인 집청정과 반구대(포은대), 반고서원(반구서원) 일원의 경치를 담은 <역주 집청정시집(譯註 集淸亭詩集)>을 발간했다.

서원과 정자가 건립된 이후 많은 관리와 시인 묵객이 반구대 일원을 찾아 경치를 감상하고 한시를 남겼다. 특히 겸재 정선과 그의 손자 정황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반구대와 집청정 그림 2점도 전해지고 있다.

<집청정시집>은 최신기의 9세손 최준식(1909~1978년)이 집청정에 보관된 한시를 필사해 책으로 만든 것이다. 책에는 260여명이 지은 406수의 한시가 수록돼 조선 후기에서 근대까지 반구대, 집청정 일원의 한문학과 선비들의 교유관계를 알 수 있다.

대곡박물관은 지난 2015년 제2차 특별전 ‘언양별곡-울산을 다녀간 7인이 알려주는 이야기’의 전시기간 동안 <집청정시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학술자료집으로 발간하게 됐다. 성범중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교수가 406수의 한시 번역을 맡았으며, 507쪽 분량의 책에 논고 2편과 원본 이미지 등을 함께 수록했다.

신형석 관장은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앞두고 서부 울산 명소인 집청정·반구대 일원의 한문학에 대해 정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번역서가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서부 울산 지역사 이해와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곡박물관은 시집 발간을 기념해 오는 22일 ‘대곡천 집청정 유람길 걷기와 한문학 이해’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유람을 즐겼던 장천사지(障川寺址)에서 반구대, 집청정까지의 코스를 걸으며 역사해설과 함께 거문고 연주 감상 시간이 마련된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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