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스토리텔링으로 재무장한 울산명소-(3)가장 울산다운 ‘원도심 투어’

▲ 울산의 대표 관광지구로 떠오른 울산 중구 원도심. 문화의거리 옆 고복수길은 향수를 떠올리며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다. 중장년층에겐 시간여행공간으로, 젊은이들에겐 사진촬영장소로 그만이다.

울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원도심’ 지역은 울산 고유의 멋을 가장 잘 느낄수 있는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이 곳은 지난 수년간 진행된 문화재생사업의 영향이 서서히 빛을 발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옷으로 속속 갈아입고 있다.
 

▲ 울산관광의 대표 아이콘이 될 창작캐릭터 ‘울산큰애기’

196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울산의 중심상권을 이끈 중구 원도심은 한때 쇠락을 거듭하다 울산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했다. 카페와 식당, 맛집이 즐비한 문화의거리를 비롯해 울산출신 국민가수 고복수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고복수길, 2020년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 등이 어우러지면서 과거와 미래, 울산의 향기를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고복수길’에서 문화의 향기를

중구 원도심은 성남동, 옥교동, 복산동, 북정동 일원에 걸쳐져 있다. 시계탑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400~500m 내외의 원도심은 도시의 역사문화, 문화예술, 야시장, 체험거리를 즐기는 복합문화관광지구가 돼 가고 있다. 대문자 H자 형태의 문화의거리에는 카페와 식당, 맛집이 즐비하다. 이 곳 카페는 해마다 커피축제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밀집돼 있다. 단순하게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각종 공연과 전시가 가능한 문화공간이다.

문화의거리 속 골목길의 변화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조성된 고복수길은 울산 출신 국민가수 고복수의 이야기를 약 200여m에 이르는 골목길 곳곳에 재연한 곳이다. 따뜻한 색감의 담장과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이미 완성돼 방문객을 맞고 있다.

고복수를 비롯해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옛 가수들의 흑백사진이 골목을 안내한다. 개관을 앞둔 고복수 살롱 앞에서는 ‘미워도 다시 한번’과 같은 옛 영화도 떠오른다. 골목의 모든 것이 과거로의 회귀를 유도한다. 이 곳을 찾는 중장년층은 이미 추억의 열차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다.

▲ 울산의 대표 관광지구로 떠오른 울산 중구 원도심. 문화의거리 옆 고복수길은 향수를 떠올리며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다. 중장년층에겐 시간여행공간으로, 젊은이들에겐 사진촬영장소로 그만이다.

고복수 길의 탄생은 2020년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에 앞서 민간 갤러리가 원도심에 몰리게 된 것과 무관치않다. 이 곳에서 운영되는 갤러리는 갤러리 아리오소를 시작으로 가기, 201, 가다, 유, 로코코, 갤러리아로 이어지며 이미 10여 곳이 넘는다. 여기에 지역 작가들의 작업실까지 가세할 경우, 좁은 반경 내 각종 전시회나 퍼포먼스 관람이 가능한 문화공간은 30여 곳으로 늘어난다.

▲ 울산의 대표 관광지구로 떠오른 울산 중구 원도심. 문화의거리 옆 고복수길은 향수를 떠올리며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다. 중장년층에겐 시간여행공간으로, 젊은이들에겐 사진촬영장소로 그만이다.

◇관광지구로 부활하는 원도심

울산이 공업도시 초석을 다진 60년대 초반부터 90년대까지, 중구 원도심은 울산의 근대화를 이끈 중심상권이었다. 하지만 인구가 늘고 도시가 팽창하며 울산 곳곳에 새로운 다운타운이 형성됐고, 곧 도시의 지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좁은 원도심을 벗어나 남구, 동구, 북구, 울주군 등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며 울산의 도심은 다원화되었고, 우후죽순 솟아 난 뉴타운이 하루가 다르게 발돋움했다. 그 그늘에 가려진 원도심은 금융, 경제, 의료, 행정, 교육, 주거 등 다양한 기능을 한순간에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

뒷전으로 밀려 난 원도심은 부활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수십 년 간 속수무책 방치돼 왔다. 낡고 비좁은 거대 원도심을 회생시킬 방도도 갈수록 묘연해졌고,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원도심은 그야말로 ‘시간이 멈춘 동네’로만 머물렀다.

▲ 울산의 대표 관광지구로 떠오른 울산 중구 원도심. 문화의거리 옆 고복수길은 향수를 떠올리며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다. 중장년층에겐 시간여행공간으로, 젊은이들에겐 사진촬영장소로 그만이다.

공동화된 원도심에 문화재생의 바람이 분 것은 2010년 즈음이다. 원도심을 재생하자는 프로젝트가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졌고, 시대적 요구는 울산 원도심에도 여지없이 불어닥쳤다. 초기에는 퇴락한 도시의 자구책 마련으로 시작됐지만, 이에 관심을 갖는 시민과 문화예술인이 늘면서 원도심의 문화재생 행정도 탄력을 받게 됐다.

원도심의 변화는 공간의 구조적인 변화 뿐 아니라 그 곳에 문화관광콘텐츠를 심는 것으로 점점 옮겨가고 있다. 최근에는 울산큰애기를 대표 캐릭터로 한 ‘올해의 관광도시’사업까지 가세하며 원도심은 또다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