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공급 달려 인스턴트 커피산업 타격

세계에서 가장 많은 커피를 생산하는 브라질의 농부들이 처음으로 수입산 커피가 들어와 생존을 위협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

브라질은 커피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에 오른 19세기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 같은 다른 나라 커피에 시장을 개방할 태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수확량이 급감해 저급 커피인 로부스타 가격이 급등하자 세계 시장의 리더인 브라질 인스턴트 커피 산업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로부스타 원두의 90%는 국내의 인스턴트 업계에서 쓰인다.

브라질의 로부스타 가격은 지난해 11월 ㎏당 거의 570 헤알로 2016년 초보다 50% 넘게 뛰었다가 수입이 허용될 것으로는 추측으로 440 헤알 아래로 내렸다.

브라질 정부는 로부스타 생두(green coffee bean) 6만t을 한시적으로 수입할지를 놓고 몇 달간 결정을 미뤄왔지만 이를 승인할 준비가 됐다고 FT는 전했다.

커피 수입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주재하는 무역 분야 최고 회의에서 결정된다.

다음 회의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브라질은 볶은 커피와 갈아놓은 커피를 수입한 적이 있지만, 외국산 생두를 대량으로 들여오는 것은 290년의 커피 역사상 처음이라고 브라질 커피산업협회의 임원은 말했다.

브라질은 커피 수입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10%의 관세를 부과하는데 허가된 물량에 한해 이를 2%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 인스턴트협회의 아기날도 호세 데 리마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에스프리토 산토 지역의 수확량이 줄어 공급이 현저히 부족하다면서 “로부스타 가격이 (고급인) 아라비카 가격만큼 올라왔는데 브라질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인스턴트 커피는 전체 커피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서구에서는 인기가 떨어졌지만, 동남아와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서는 커피 입문 기회를 제공하며 인기가 높다.

로부스타 부족 현상으로 국제시장의 로부스타 가격도 5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브라질의 로부스타 생산과 수출 급감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같은 주요 생산국이 있는 동남아의 건조한 날씨와 맞물렸다.

국제커피기구(ICO)는 최근 아라비카 시장에도 연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에서 로스팅 업자들은 로부스타를 아라비카로 대신하고 있다.

브라질의 커피 재배업자들은 수입에 반대한다.

수입 반대론자들은 코코아의 실패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한다.

브라질은 주요 코코아 생산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커피처럼 공급 부족이 수년간 계속되자 1990년대 수입산에 시장을 개방했다.

코코아 업자들은 값싼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뒤졌고 병충해까지 겹쳐 고전했다.

브라질은 1990년대 세계 3위 코코아 생산국에서 현재는 7위로 전락해 시장점유율이 3%에 불과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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