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호 사회부

KTX개통 후 승객 감소와 그에 따른 항공편 축소로 이어지는 위기의 울산공항을 두고 그동안 다양한 활성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대부분 흐지부지 마무리되거나 제안 정도였다. 최근에는 SRT라는 새로운 고속철도의 개통과 지역 주력산업 침체라는 악재까지 더해졌다. 그렇다면 울산공항이 우려만큼이나 위기 속에만 있는 것일까.

지난해 울산공항은 54만여명의 승객을 유치하면서 국내선이 다니는 14개 공항 중 7번째로 많은 승객이 이용한 공항이었다. 제주노선이 현저히 적은 가운데 이뤄낸 실적으로 그만큼 탄탄한 비즈니스 수요가 있음을 재확인한 수치다.

여기에 올해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울산 방문의 해’로 보다 많은 외지인의 방문이 기대된다. 도심 속에 위치해 있는 지리적 이점은 울산공항만이 가지는 큰 장점이다.

울산공항 측은 지난해 직접 한 항공사 측에 노선개발을 제안했다. 김포를 비롯해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제주와 인천국제공항 등의 노선에 대해 울산공항을 통해 취항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지난 연말에 해당 항공사 임원들이 직접 울산을 찾아 지역 여건 등을 확인했고 현장에서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등 분위기도 어느정도 무르익었다고 전해진다.

문제는 해당 항공사가 지자체의 항공사 인센티브를 두고 울산 취항을 주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는데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투자에 따른 손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울산이 지방공항이 위치한 타 지자체들과의 경쟁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는게 현장의 지적이다.

공항 관계자는 “포항공항만해도 포항시와 경북도가 직접 출자한 에어포항이 취항을 앞두고 있다. 타 지자체들의 연간 재정지원 관련 예산 자체도 울산과 비교가 안된다”며 “당장 예산을 늘리라는 소리가 아니다. 신규 항공사의 경우 취항시 월 단위로 운항손실금을 보전해주는 식의 편의 제공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막대한 예산이 수반된 시설투자 등이 현실적으로 힘겨운 상황에서 결국 울산공항 활성화의 첫 걸음은 하늘길 확대일 수밖에 없다. 공항 활성화 방안을 외부에서만 찾아서는 똑같은 대답만 돌아올 뿐이다. 안에서부터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해줘야 울산공항이 다시 도약할 수 있다.

김준호 사회부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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