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회원 절반 가량만 참여...저작권 등 이유로 일부 난색
다음달 일반에 공개 앞두고...사업 진척없어 예총 속앓이

▲ 울산예총 데이터베이스(DB)에 담겨진 울산무용협회 공연 포스터.

#무용계의 황무지였던 1960년대 울산을 일구어 1986년 한국무용협회 울산지부(현 울산무용협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을 역임한 무용가 고 이척 선생. 울산에서만 500여명의 제자를 배출한 울산의 대표 무용가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에 대한 자료는 뿔뿔이 흩어졌다. 다행히 수개월간의 자료수집 끝에 모아진 이척 선생의 족적은 이제 울산예총 데이터베이스(DB)에서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1980년대 울산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미술계를 대표했던 고 차일환 화백의 작품은 현재 찾을 길이 없어졌다. 지역예술계에 따르면 그의 작품은 고사하고 관련 도록이나 전시회 팸플릿 하나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울산지역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차 화백은 이제 그의 이름만이 전해질 뿐이다.

(사)한국예총 울산시연합회(회장 이충호)는 ‘2017년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에 지역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20일 밝혔다. 울산을 대표하는 두 예술인들의 족적이 타계 이후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관련 자료의 체계적인 보존 유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울산예총이 지난해 4월부터 준비한 DB 구축은 지역 예술인 개인 및 단체들의 공연과 전시 등 작품영상과 사진부터 활동내역, 약력 등 예술인들의 모든 자료를 사이버 공간에 담는 것이다.

▲ 울산예총 데이터베이스(DB)에 담겨진 울산무용협회 공연 포스터.

오는 3월부터 울산예총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될 DB에는 현재 울산예총 소속 전체 회원 중 절반 가량인 1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아직도 지역 예술인 절반은 DB 구축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울산예총 관계자는 “DB 오픈을 앞두고 올해 초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예술인들의 참여율을 끌어올렸지만, 현재 절반 수준에서 정체된 상황이다”며 “몰라서 참여를 못한 분도 있지만, 작품의 저작권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 분들도 있다. 이는 강요를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예술계에서는 4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구축한 지역 문화예술 DB가 ‘속빈 강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은영 울산예총 사무처장은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DB)을 만들어 놓아도 예술인들의 참여 부진으로 자료가 없으면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될 수 있다”며 “지역 예술인들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것은 역사적 과업인 만큼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