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큼 다가온 AR·VR세계

▲ 울산벤처빌딩 내 노바테크 사무실에서 본보 차형석 기자가 VR(가상현실)을 활용한 가상 산업안전체험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포켓몬 고’ 게임 성공 덕
증강현실 관심 더 높아져
VR기술 실생활서 상용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은 물론
원천기술 확보 경쟁력 좌우

4차산업 혁명의 한 축인 AR(증강현실)·VR(가상현실)은 어느 새 우리 실생활에 성큼 다가왔다. 대표적 증강현실게임인 ‘포켓몬 고’는 기세가 한 풀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고, VR기술을 활용한 영화산업과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산업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VR기술을 지역산업에 접목해 콘텐츠화 하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갈길이 멀지만 콘텐츠 개발과 센서 및 소프트웨어산업 접목시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 AR·VR산업 척박 속 첫 발

지난 16일 찾은 울산 남구 무거동 울산벤처빌딩 4층에 위치한 지역 IT기업 노바테크(대표이사 송동석). IoT(사물인터넷)를 기반으로 자동화시스템 구축과 ICT(정보통신기술)컨설팅 등을 주로 하는 이 업체는 지역의 사실상 유일한 AR·VR 관련업체다. 업체는 이달말 현대중공업내 오픈하는 ‘가상안전체험관’에 들어가는 메인 프로그램의 막바지 테스트에 한창이었다.

VR기술에 가상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을 적용해 만든 가상안전체험프로그램은 산업현장에 접목한 최초의 사례로, 조선소 작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시도하는 사이버안전교육인 셈이다.

프로그램은 조선소 선박 내부 작업현장 구석구석을 카메라로 촬영한 뒤 실제 작업현장과 유사하게 만들었다. 기자가 직접 VR 헤드셋을 끼고 체험했을 때 실제 선박 내부 작업현장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근로자들의 작업하는 모습이 바로 앞에서 펼쳐졌고, 망치 두드리는 소리와 용접하는 불꽃 등이 실제처럼 보여져 가상의 공간이라는 것을 깜박 잊게 만들었다.

송동석 대표는 “이론적인 교육보다는 직접 작업현장에서 느끼는 이러한 가상교육을 통할 경우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선소 뿐 아니라 석유화학공단이나 건설공사현장 등 산업안전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센서·부품 등 원천기술 확보를

2015년 2월 설립된 이 업체는 지난해 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이 보다 5배 늘어난 2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 외 지역의 AR·VR관련업체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수년전 울산 유일의 모바일 게임업체인 P사가 3년전 문 닫은 이후 게임 및 AR·VR관련 산업은 명맥이 끊겼다.

AR·VR산업은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할 핵심과제로 꼽힌다. 나이언틱이 개발한 ’포켓몬 고’는 글로벌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국내에서도 2주만에 하루 이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삼성은 출시하는 최신 휴대전화 기종에 ‘기어VR’ 연동 기능을 탑재해 원한다면 간편하게 가상현실(VR)을 즐길 수 있다.

글로벌 IT자문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2017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VR과 AR을 선정했다. 세계 VR시장은 2015년말 기준 23억달러, 2018년엔 52억달러, 2025년에는 8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도 대전시가 20일 대전글로벌게임센터 개소식을 갖고 VR·AR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울산발전연구원 박재영 박사는 “VR·AR은 소프트웨어·콘텐츠와 센서·네트워크·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이 집적돼 있는 산업”이라며 “울산도 VR·AR 플랫폼과 센서·부품 등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컴퓨터 등을 사용한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혹은 그 기술 자체를 의미한다. 가상현실은 자신(객체)과 배경·환경 모두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한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현실세계에 3차원의 가상물체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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